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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 여파로 수출입은행이 이달 말로 잡았던 첫 ‘코코본드’ 발행 계획이 잠정 연기됐다.
수은 관계자는 28일 “브렉시트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져 당초 계획했던 날짜(29일)에 발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현재로선 언제 다시 추진할 지 미정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코본드는 발행회사가 일정 수준 이상 경영이 어려워지면 원금이 전액 상각되거나 이자 지급이 중단되는 채권. 금리가 높은 대신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최근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목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당초 수은은 코코본드 발행을 위해 증권사를 통해 투자수요까지 파악했지만 브렉시트 여파로 코코본드 카드를 일단 접게 됐다.
수은의 이런 결정에는 향후 시중금리 하락 압력이 강해졌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통상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 발행사 입장에선 채권 발행을 미루는 것이 유리하다. 수은은 시장 상황을 봐 가며 감독 기관인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추후 발행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조선 3사(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에만 25조원이 넘는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가진 수은은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로 자본 건전성이 악화할 위기에 처하자 코코본드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 했다. 수은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시중ㆍ국책은행 17곳 가운데 가장 낮은 9.89%에 불과하다.
수은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이 재원을 조달하는 자본확충펀드로 공적자금을 투입 받을 수 있어 자본건전성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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