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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대 블록버스터 4파전... 여름극장가 왕좌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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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대 블록버스터 4파전... 여름극장가 왕좌는 누가

입력
2016.06.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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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주사위는 던져졌다. 올 여름 최고의 흥행작 왕좌를 놓고 국내 4대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CJ)와 쇼박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롯데)가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100억원대 규모의 대작들을 각각 내놓으며 연중 최대 대목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려 하고 있다.

4대 투자배급사들은 개봉 일정을 조율하며 피 마르는 눈치 작전을 진행 중이다. 영화 대부분이 개봉날짜를 아직 잡지 못하며 막판까지 치열한 수 싸움을 하고 있다. 4대 투자배급사가 대표 선수로 내세운 대작들의 면면을 살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CJ엔터테인먼트- 긴장 어린 ‘인천상륙작전’

CJ는 ‘인천상륙작전’으로 여름 시장을 공략한다.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맥아더 장군으로 등장해 인천상륙작전을 돕는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이정재), 북한군 인천지구 방어사령관 림계진(이범수)과 함께 영화를 이끈다. 출연진 면면만으로도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영화. 하지만 CJ는 7월 개봉 예정이라고만 밝힐 뿐 개봉날짜를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포화 속으로’의 판박이라 할 작품이다. 6·25전쟁을 배경으로 했고, 제작사(태원엔터테인먼트)가 똑 같다. 이재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차승원 권상우 최승현 등 호화로운 배우들의 면모도 닮았다. ‘포화 속으로’를 떠올리게 하는 진용에다 애국심 마케팅에 기댈 영화로 약점도 분명하다.

‘포화 속으로’는 110억원대의 대작으로 개봉 당시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33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다. 달라진 점이라곤 배급사가 롯데에서 CJ로 변했다는 것. 니슨이 내달 한국을 방문에 ‘인천상륙작전’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영화 ‘터널’은 재난블록버스터를 표방하고 있다. 쇼박스 제공
영화 ‘터널’은 재난블록버스터를 표방하고 있다. 쇼박스 제공

쇼박스- 안정적인 ‘터널’

‘터널’은 제작비 100억원대 블록버스터인데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휴먼드라마”라고 주장한다. 주연배우 하정우가 “8월 10일”이라는 개봉날짜를 공개했지만 “개봉일정은 아직 미정”이라며 한 발 물러서고 있기도 하다. 여름시장 상황을 살핀 뒤 홍보전략과 개봉날짜를 짜도 늦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여겨진다. 8월 개봉이라는 사실만 알리고 눈치 전쟁에 참전한 ‘터널’이지만 정작 충무로에서는 “(흥행하기에)비교적 안정된 영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터널’은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의 조합에 배두나 오달수 등 연기파 배우들까지 합세해 여름 시장의 강자로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김 감독은 ‘끝까지 간다’(2014)로 345만 관객을 동원했다. 제작비가 약 50억원인 영화로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었다. ‘터널’이 흥행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하정우의 여름 시장 흥행 성적표도 기대를 키울 만하다. 지난 3년 동안 여름에 개봉한 출연 영화는 쏠쏠한 흥행 맛을 봤다. 앵커로 분해 원맨쇼에 가까웠던 영화 ‘더 테러 라이브’(2013), 강동원과 투톱으로 나선 ‘군도: 민란의 시대’(2014)로 각각 550만명과 470만명을 동원했다. 지난해 ‘암살’로는 ‘천만 배우’가 되며 ‘여름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부산행’은 내달 20일로 가장 먼저 개봉날짜를 확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NEW 제공
‘부산행’은 내달 20일로 가장 먼저 개봉날짜를 확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NEW 제공

NEW: 예감 좋은 ‘부산행’

‘부산행’은 가장 먼저 개봉일(7월 20일)을 잡으며 자신을 드러냈다. 지난달 칸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기 전만 해도 ‘부산행’은 여름시장에서 가장 약체로 꼽혔다. 하지만 칸을 다녀온 뒤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한국형 좀비 영화라는 익숙지 않은 장르에도 불구하고 ‘부산행’은 해외 관객들의 박수 갈채와 극찬을 이끌어냈다. 국내 언론도 칸에서 첫 공개된 ‘부산행’에 대해 대체로 호평했다. 공포와 코미디를 절묘하게 섞고 가족애로 감동까지 선사하는 영화로 현재까지 여름 시장의 잠재적 선두주자로 주목 받고 있다.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과 ‘사이비’로 주목 받은 연상호 감독이 첫 실사영화 연출에 나선 ‘부산행’은 진용에서 일단 밀리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배급사 NEW는 칸 프리미엄을 등에 엎고 ‘부산행’의 개봉일정을 발 빠르게 잡으며 기선을 잡았다. CJ와 쇼박스, 롯데는 ‘부산행’을 기준으로 자사 영화들의 개봉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손예진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로 출연한 영화 ‘덕혜옹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예진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로 출연한 영화 ‘덕혜옹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안개 속 ‘덕혜옹주’

롯데는 여름 시장에서 약세를 보여왔다. 2014년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크게 한 번 챙긴 경우를 빼면 여름엔 대체로 우울 모드였다.

전도연 이병헌 주연의 영화 ‘협녀, 칼의 기억’(협녀)은 지난해 개봉 과정에서 굴곡을 겪었다. 를 들여다보면 더 측은하다. 2013년 하반기 개봉 예정이었으나 이병헌 스캔들이 터지면서 애매한 처지가 됐다. 결국 8월 여름 시장에 나왔다가 흥행 참패를 맛봤다. 100억원 가까이 들여 만든 ‘협녀’는 43만명이라는 초라한 흥행 성적으로 퇴장했다.

올해도 앞이 안 보이는 형국이다. ‘덕혜옹주’는 외면부터 밀리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이나 ‘터널’ ‘부산행’은 볼거리가 확실해 비련의 사랑에 방점을 찍는 ‘덕혜옹주’는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인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호우시절’ 등으로 호평을 받았던 허진호 감독이라는 브랜드도 여름 시장에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스크린에 구현될 시대상이 어떤 볼거리를 만들어내고, 망국의 황녀가 겪은 서러움이 민족감정을 얼마나 자극할 지가 흥행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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