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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레슨 코치의 윔블던 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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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레슨 코치의 윔블던 이변

입력
2016.06.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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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커스 윌리스(랭킹772위ㆍ영국)가 28일(한국시간) 윔블던 본선 1회전을 승리한 후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친구들과 환호하고 있다.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제공
마르커스 윌리스(랭킹772위ㆍ영국)가 28일(한국시간) 윔블던 본선 1회전을 승리한 후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친구들과 환호하고 있다.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제공

28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 17번 코트가 떠나갈 듯 관중들의 환호가 터졌다. 경기에 승리한 선수는 우승이라도 차지한 듯 관중석으로 몸을 날려 열광하는 친구들과 승리를 자축했고 어머니는 아들의 승리에 눈시울을 적셨다. 그의 친구들은 신발을 벗어 들고 “당신이 윌리스를 사랑한다면 신발을 벗어라”라는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불렀다.

그는 세계랭킹 772위 영국의 마르커스 윌리스(25)다. 그는 이날 랭킹 54위인 리카르다스 베란키스(26ㆍ리투아니아)를 3-0(6-3 6-3 6-4)으로 꺾고 윔블던 본선 2회전에 진출했다.

윌리스의 직업은 정확히 말하면 프로 테니스 선수가 아니다. 그는 인구 11만의 작은 도시인 워릭에서 테니스 레슨 코치로 일한다. 그래서 그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투어 수준의 대회를 경험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윌리스는 이번 윔블던이 생애 첫 그랜드슬램 출전으로 6차례의 예선전을 모두 이기고 본선까지 올랐다.

윌리스는 “선수의 꿈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본격적으로 코치에 전념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내 여자친구 제니퍼가 꿈을 다시 일깨워줬다”면서 “윔블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은 전혀 예상도 못했다. 단지 열심히 했을 뿐이었고 다음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로저 페더러(3위ㆍ스위스)와 윔블던 본선 2회전에 맞붙게 될 마르커스 윌리스(772위ㆍ영국). 윌리스가 28일(한국시간) 본선 1회전에서 포핸드 리턴을 하고 있다.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제공
로저 페더러(3위ㆍ스위스)와 윔블던 본선 2회전에 맞붙게 될 마르커스 윌리스(772위ㆍ영국). 윌리스가 28일(한국시간) 본선 1회전에서 포핸드 리턴을 하고 있다.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제공

윌리스는 윔블던 본선 1회전을 통과해 5만 파운드(약 7,800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2회전에서 그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ㆍ스위스)와 맞붙는다. 하지만 그는 페더러와의 경기보다는 윔블던 메인 경기장인 스타디움 코트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더 흥분했다. 그는 “놀랍게도 꿈이 실현됐다”면서 “스타디움 코트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내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페더러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윌리스가 넘기에는 쉽지 않은 산이다. 윌리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난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면서 “이기지 못하겠지만 지난 7차례의 경기에서 해왔던 것처럼 모든 것을 걸 것이다”고 다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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