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명 중 1명은 직접 ‘갑(甲)질’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과 국립정신건강센터가 28일 공개한 전국 성인 1,048명 대상(한국리서치 3~13일 실시) 갑질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는 다른 사람에게 갑질을 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상황 별로 보면 상사와 부하 관계가 46.6%로 가장 많았고, 고객과 직원 관계(32.2%), 연장자와 연하의 관계(28.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갑질은 폭군적 리더십, 물리적 폭력, 정서 학대, 직장 내 왕따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됐다.
이번 조사에선 갑질 가해자도 피해자 못지않게 심리적 불편 증상을 겪고 있다는 답변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갑질 가해자들은 갑질 후 짜증과 예민(45.8%), 화(32.1), 집중의 어려움(23.3%) 등 심리적 불편 증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통괘함과 해방감(12.2%) 자신감과 자아존중감(10.7%) 등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경험했다고 답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갑질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66.2%에 달했다. 이들 역시 갑질을 당한 후 분노와 억울함(81.7%), 화(67.3%), 짜증과 예민(56.1%) 등 부정적인 심리상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국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부단장은 “갑질 가해 또는 피해로부터 오는 부정적 경험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정신건강 상 또 다른 폐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심리적ㆍ정신적 도움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이 낮은 만큼 정신적 피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법ㆍ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