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시장 포화로 신규 가입자 유치는 하늘의 별 따기인 가운데 휴대전화 가게 수는 편의점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이통 3사 등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의 이동통신 유통점은 3만개가 넘는다. 판매점이 약 2만2,000개, 이통사 대리점과 직영점이 약 9,000개로 추산된다. 공식 집계가 이뤄지지 않지만, 여러 단체 수치는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판매점이 2만개, 대리점과 직영점이 9,000개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직영점은 이통사가 직접 운영에 관여하는 대형 매장, 대리점은 이통사 한 곳의 가입만 받는 도·소매 매장, 판매점은 대리점에서 물건을 가져다 파는 소매 매장을 각각 가리킨다.
이는 골목 요소요소 들어찬 편의점보다 많은 수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전국의 편의점 수는 2만8,994개였다. 2011년 2만1,221개, 2012년 2만4,559개, 2013년 2만4,859개, 2014년 2만6,020개로 꾸준히 늘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나 ‘LG 베스트샵’ 같은 제조사 매장이나 샤오미(小米) 같은 외산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양판점 등을 포함하면 휴대전화 유통 경로는 훨씬 더 많아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휴대전화 가게가 번창하기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이통사 간판을 내건 대리점이나 직영점보다 영세 판매점이 외부 경쟁이나 장기 불황에 취약하다.
흥미로운 것은 그나마 작년 초부터 판매점 수가 상당히 줄고 있다는 점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불법이 아니고서는 영업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통사가 100만원 안팎의 리베이트를 뿌리던 과거에는 휴대전화 가게도 4만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유통점은 판매점을 중심으로 당분간 구조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젊고 돈 없는 영세 판매상들이 급격하게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다”며 “이들이 연착륙할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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