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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직후 시진핑과 푸틴의 광폭 밀착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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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직후 시진핑과 푸틴의 광폭 밀착 행보

입력
2016.06.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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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결정에 따라 세계질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광폭 밀착 행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이 유럽공동체에서 이탈하고 전후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마저 붕괴될 조짐을 보이자 과거 사회주의 진영의 두 맹주가 새로운 질서에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4건의 공동성명 및 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2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양자회동을 한 데 이어 25일 베이징에서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두 정상은 “역외세력(미국)이 동북아에서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미국의 동북아 지역 미사일 방어(MD) 체계 구축 활동을 정조준 했다. 두 정상은 이어 “동북아 MD 거점은 미국의 세계 MD 전략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정의한 뒤 미국의 MD 전략을 맹비난하는 공동성명도 따로 발표했다.

두 정상은 별도의 성명에서 미국이 유럽에 추진 중인 이지스 미사일 방어망, 아태 지역에 추진 중인 MD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사실상 미국의 전세계 MD를 모두 겨냥했다. 두 정상은 “모 국가(미국)가 개발 중인 ‘글로벌 즉시 타격 시스템’은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미국과 팽팽히 맞서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도 러시아는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푸틴 대통령은 중러 공동성명에서 “(해양 분쟁과 관련한) 모든 문제는 당연히 당사자들의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외부 간섭에 반대한다”며 중국 입장을 옹호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추진 중인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반대한 적은 있지만 미국의 전세계 MD를 총망라해 공동 대응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양국정상의 공동성명 내용은 미국을 겨냥한 총공세나 다름없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전후한 정상회담 시기나 중국이 정상회담 이후 무더기 공동성명을 공개한 점 등도 예사롭지 않다.

때문에 중러 양국의 밀착 행보는 브렉시트 이후 세계질서 변화 속에서 해석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영국이 주도했던 ‘전후 세계 질서’가 균열을 보인 틈을 타 양국이 영향력을 제고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브렉시트로 미국-영국, 미국-EU 간 동맹력이 약화하면서 미국의 패권 전략이 흔들리는 상황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함께 전후 세계 질서 조정자 역할을 해 왔던 영국이 브렉시트를 통해 영향력이 약화됐다”며”세계 정치 경제의 새 축으로 부상하려는 중국과 러시아에 또 다른 기회를 주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러 두 정상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등 한반도 정세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양국 정상은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번영과 성공 발전을 희망한다”면서도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지지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전략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러 양자 회동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강한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도 다소 이례적이다.

한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브렉시트가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리 총리는 텐진(天津)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하계 대회에 참석해 “중국 경제에 브렉시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중국 경제 성장세에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리 총리는 “브렉시트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경제는 안정적이며 고용시장 또한 건강하다. 고도성장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재정조치도 취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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