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농축산물 선물 줄어 연간 8000억 이상 매출 감소”
법사위 야당 초선 3인방 날선 질의
정운호 보석신청 등 의혹 제기
27일 본격 가동을 시작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는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보완 문제, ‘정운호 게이트’ 등 법조비리, 미세먼지ㆍ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관련한 여야 의원의 현안 질의가 쏟아졌다.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과 정부는 김영란법 시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권익위 제안대로 법이 시행되면 연간 8,000억~9,000억원 정도 농수축산 선물용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다”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도 이에 동조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수축산물을 취급하는 음식점의 판매 감소까지 고려하면 연간 판매손실은 약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권석창 새누리당 의원도 “법 취지를 살리면서 농수축산 식품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정무위원회에서도 법 개정 필요성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최근 경제단체나 정부의 경제수장들까지 나서서 김영란법을 흔들고 후퇴시키려 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국민권익위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성영훈 권익위원장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일부 품목만 제외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형평성 차원에서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법조비리 사건을 놓고 검사 출신 야당 초선 3인방의 날 선 질의가 이어졌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민주 의원은 “정운호씨가 보석 신청을 하기 일주일 전, 서울중앙지검 공판부 부장검사가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유정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보석신청에 ‘적의 처리’ 의견을 정해놓고 자리를 옮겼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더민주 의원은 “진경준 검사장 보유 주식에 대해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통상 1달, 연장해도 2달 내에 마치도록 돼있는 심사를 3달이나 하고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진 검사장이 심사를 받으면서까지 주식을 보유하다가 넥슨 재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등하자마자 매각한 것은 미공개 정보를 미리 인지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더민주 의원은 “진 검사장은 법무부 검사 때 넥슨의 돈으로 주식을 사들였고 누가 봐도 의문투성이 투자를 했다”며 “그런데도 법무부 감찰관실은 조사를 안 했다”고 질타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이날 ‘정운호 게이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관련해 특별감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감찰관은 조응천 의원이 “법조브로커 이민희씨와 관련된 청와대 A 전 수석은 감찰 가능한 사안 아니냐”고 묻자 “감찰 가능하다.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미세먼지ㆍ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문진국 새누리당 의원은 환경부가 10년 전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독성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을 알고도 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세금으로 외부용역을 줘서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재심사 규정 등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병원 더민주 의원은 “정부는 10년 전부터 대기에 상당히 많은 미세먼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다 언론 보도 뒤 삼겹살과 고등어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고 질타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