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성향의 3선 김용태(48) 의원이 27일 새누리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박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날 본보 인터뷰에서 그는 “강경 친박세력이 당내 혁신의 흐름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며 “더 이상 당을 좌지우지 하는 걸 목도할 수 없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달 혁신위원장에 지명됐으나, 친박계가 인선안을 의결해야 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자체를 무산시키자 위원장 직을 던졌다. 김 의원은 “친박계는 급기야 최근엔 혁신비상대책위의 탈당파 무소속 의원 일괄복당 결정도 뒤집으려 하고 권성동 사무총장까지 물러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박 패권의 유지냐, 혁신과 변화냐 과연 어느 목소리가 다수인지 전대에서 겨뤄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마 여부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을 향해선 “친박의 수장으로서 지난 공천, 그간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당원과 국민 앞에서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비박계 내의 후보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전대를 앞두고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건 김 의원이 처음이다. 총선 참패 이후에도 비대위 구성과 복당 문제 등을 둘러싼 소모적인 계파 갈등으로 표류했던 새누리당이 본격적으로 전대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현재 비박계에선 정병국 의원, 친박계에선 이주영 원유철 홍문종 이정현 의원이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경환 의원의 출마 여부가 전대 흥행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친박 강경파가 당을 좌지우지하는 걸 모두 목도하지 않았나. 강경파에 짓눌려 혁신 목소리에는 재갈이 물려있는 상태다. 이걸 반드시 뚫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결심했다. 당원과 국민들은 과연 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지 전당대회에서 겨뤄보자.”
-기자회견에서 특정 세력의 자의적 당권 개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했는데 방법이 있나.
“답은 시스템이다. 이 사달의 시작이 공천 아닌가. 완벽하진 않아도 시스템으로 민주주의를 보장해야 한다. 사람이 개입하면 독재가 된다.”
-친박계에선 최경환 의원의 출마를 강력히 밀고 있다. ‘친박 당권론’을 어떻게 보나.
“친박이 지난 총선 공천을 좌지우지한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친박의 수장이자 대표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물어볼 것을 요청한다.”
-비박계에서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필패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연하다. 나부터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힘을 합치겠다. (출마를 검토 중인) 정병국 의원과도 사전에 만나 이런 의견을 전했다.”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 폐지 주장은 왜 한 건가.
“선수로서 룰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지만, 전대가 차기 대선주자들이 뛰는 리그가 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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