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 철강업체인 바오강(寶鋼)과 6위 우한(武漢)강철이 합병을 추진한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1위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2위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중국 철강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27일 외신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유 철강사인 바오강과 우한강철이 합병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 2위이자 세계 5위인 바오강의 연간 철강 생산량은 3,500만톤, 중국 6위이자 세계 11위인 우한강철의 조강량은 2,600만톤이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생산량이 6,100만톤이 돼 중국 최대 철강사가 된다. 현재 세계 2위인 허베이(河北)강철(4,800만톤)은 3위로 밀린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아르셀로미탈(9,700만톤)과도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철강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반면 일본의 신일철주금(4,637만톤)과 한국의 포스코(4,197만톤)는 세계 4,5위로 각각 한 계단씩 밀리게 된다.
바오강은 자동차 강판 등 주요 철강재 생산에서 한국 일본 업체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최근 철강 공급 과잉과 세계적인 경기 불황 탓에 실적이 악화했다. 바오강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2%나 급감했고, 우한강철도 지난해 75억위안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이번 합병 추진은 공급 과잉을 줄여 철강 업계를 재편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월 일본에서도 신일철주금이 닛신제강을 인수하는 등 중국ㆍ일본 철강업계는 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바오강과 우한강철이 합병하면 비용 절감 등으로 가격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게 된다”며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