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亞 증시 반등•유럽 속락, 브렉시트 쇼크 ‘혼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亞 증시 반등•유럽 속락, 브렉시트 쇼크 ‘혼조’

입력
2016.06.27 20:00
0 0

英 獨 佛 등 3% 안팎 하락

EU 추가 탈퇴, 新고립주의 등

‘불확실성 지뢰’ 악재들 반영

뉴욕 증시도 하락세 출발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는 상승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 이후 ‘검은 금요일’을 보냈던 국제금융시장은 27일(현지시간)에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브렉시트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주말을 거치면서 충격이 완화됐고 향후 영국과 EU의 협상, 그리고 각국의 대응방안을 지켜봐야 한다며 관망세를 보였다. 그러나 EU 추가 탈퇴 움직임 확산, 브렉시트를 시작으로 한 신(新) 고립주의 확대 등 악재를 쉽게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유럽 주요국 증시는 소폭 하락세로 출발, 장이 진행될수록 내림폭이 커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55% 빠진 5,982.20으로 주저앉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와 프랑스 파리 CAC 40 지수도 각각 3.02%, 2.97% 하락했다. 이날 유럽 증시의 거래량은 지난 30일 평균의 3배에 달하며 출렁였다.

이날도 영국 은행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의 주가는 장중 14% 급락했고, 바클레이즈의 주가도 16% 떨어졌다. 미국 뉴욕 증시 역시 브렉시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뒤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한때 1,900선 붕괴 직전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며 전 거래일보다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로 장을 마쳤다. 기관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4,06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닥도 장중 3.12%까지 하락했지만 외국인 매수(1,126억원)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0.96포인트(0.15%) 오른 648.12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브렉시트 당사자인 영국계 자금이 이날 오히려 한국 주식을 소량이나마 순매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금 이탈 우려도 누그러졌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코스피 지수가 3.1% 급락하는 등 ‘검은 금요일’을 보냈던 국내 증시가 패닉에서 하루 만에 벗어난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주요 국가들의 정책 공조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브렉시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이번 주 안에 3조원 이상의 단기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기로 했다.

브렉시트 결정 당일 7% 넘게 하락했던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357.19포인트(2.39%) 상승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41.42포인트(1.45%) 오른 2,895.70으로 장을 마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일본은행에 기업에 대한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지시하고, 중국 인민은행이 브렉시트 가결 후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겠다”며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각국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약효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일단, 브렉시트 결정 이후 전반적 분위기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 브러더스 파산, 2011년 유럽 재정 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 때보다 “일단 양호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이 단기간에 회복되더라도 브렉시트가 낳은 불확실성은 언제든 시장에 상당한 2차 충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당장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주장으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른 보호무역과 신고립주의는 무역장벽을 높여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이 그간 자유무역주의 전도사 역할을 해왔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영국발(發) 고립주의가 다른 국가로 확대된다면 실물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국제 외환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오후7시 현재 1.3277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3% 가량 추가 하락했다.

EU 가입국의 이탈 가속화, 스코틀랜드의 독립운동 재추진, 스페인 카탈루냐 독립운동 재점화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인해 EU 내 분리 독립 운동이 심화될 수 있고, 추가 탈퇴 국가가 나타날 경우 EU라는 보호막이 약해지면서 남유럽 재정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와 영국의 ‘이혼 협상’ 과정이 원활하지 못해 협상이 장기화하는 것 역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2009년 체결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를 떠나려는 회원국은 탈퇴 의사를 밝힌 뒤 2년 내에 회원국들과 협상을 마쳐야 한다. 2년 내 협상이 실패하면 영국은 자동으로 EU 회원국 자격을 잃고 EU 국가와 맺은 모든 협약의 효력도 중지되는데, 유럽이사회 전 회원국의 합의가 있으면 협상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EU를 탈퇴하기까지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다”며 “브렉시트 논의 장기화는 불확실성을 확대해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개인들이 소비하지 않는 경기 침체를 몰고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김동욱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