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브리즈 섬유탈취제에 함유돼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유독물질이 과거 애경 가습기 살균제 제품 제조에도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최근 질병관리본부에 정보공개를 신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2월 제조된 애경의 ‘가습기메이트’ 제품에는 디데실디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DDAC)가 7.83~16.08 ppb(10억분의 1 단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메이트는 옥시 다음으로 많은 사망자(28명)를 발생시킨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DDAC는 환경부가 2012년 유독물질로 지정한 화학물질이다. 2013년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서는 ‘이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세포성장이 억제되는 유해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2011년 8월 당시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환자들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역학조사 및 성분 문헌조사 결과 DDAC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잘못 공표한 사실도 이번에 확인됐다. 2011년 질본은 역학조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함께 시중에 유통됐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분석했다. 이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업체가 제출한 자료에는 해당 물질이 없었지만 성분을 실제로 분석해 보니 DDAC가 극소량 검출됐다”고 해명했다.
애경 제품에 들어간 DDAC는 페브리즈 섬유탈취제에도 첨가돼 논란이 되는 물질이다. 지난달 한국 P&G는 환경부에 제품 성분자료를 제출하면서 페브리즈에 DDAC가 0.14%의 농도로 함유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환경청이 허용하는 기준치(0.33%) 이내라서 안전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럼에도 유해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정부는 이달부터 진행 중인 살생물제 전수조사에서 페브리즈 등 스프레이 형 살생물제를 우선 검사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에도 DDAC의 흡입독성 자료가 없기 때문에 조사를 통해 흡입독성 안전성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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