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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기업 이미지, 국가 이미지

입력
2016.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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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image)란 인간이 어떤 대상에 대해 갖고 있는 주관적 지식, 신념, 인상의 집합이다. 단순히 인지적 차원에 머무는 게 아니라, 대상에 대한 감정과 행동에도 작용한다. 따라서 개인과 조직,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이미지 관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6ㆍ25 전쟁 이후 불과 50여 년 만에 세계 주요 20개국(G20)에 당당히 오를 정도로 급성장한 경제력만큼이나 눈부실 정도로 좋아졌다. 사실 숨죽이고 살던 극동의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어느덧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로 이미지 변신을 이룬 것 자체가 놀라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 국가 이미지는 매우 광범위한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 최근 <이미지 관리>(커뮤니케이션북스 발행)라는 책을 낸 커뮤니게이션 학자 유재웅 을지대 교수에 따르면 경제적 발전이나 정치적 분위기, 문화 발전과 교육 정도, 국가 크기나 인종 같은 지속적 요인뿐 아니라, 국제적 사건 등 일회적 요인들도 국가 이미지에 적잖이 작용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 같은 일회성 스포츠 경기를 통해 끈기와 역동성 같은 좋은 이미지를 점진적으로 축적해왔다고 볼 수 있다.

▦ 요즘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높이는 분야는 더욱 광범위해졌다. 특히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한류’의 효과는 대단하다. ‘대장금’부터 시작해 최근 ‘태양의 후예’에 이르는 TV드라마 콘텐츠의 국가 이미지 개선 효과는 놀라울 정도다. ‘태양의 후예’가 우리 상품의 해외 수출 등에 기여한 직간접 경제효과가 1조원이니 3조원이니 하는 건 막연하다 쳐도, 올해 우리 수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음에도 화장품 수출은 오히려 20% 이상 급증한 건 ‘한류’ 효과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

▦ 국가 이미지는 국적 기업의 성과로도 크게 좌우된다. 그런 면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브랜드 3위에 오른 일은 기분 좋은 일이다. 선정기준이 민첩성, 혁신성, 반응성, 사회성 등 미래를 주도할 요인들이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일제면 무조건 좋아 보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소니나 도요타를 제치고 우리 기업이 첨단 미래기업 이미지 구축에 성공해 국가 이미지까지 덩달아 높아지게 된 것이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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