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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야당 매우 유감” 정의당의 작심비판

입력
2016.06.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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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문제로 휘청대는 두 야당 향해 군기반장 역할

대여 공세 약화 우려, 3당 공조 체제 동력 찾기 포석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27일 이례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를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두 당 공히 당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가족 채용 논란 등 도덕성 문제로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는 와중이다. 사진은 심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27일 이례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를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두 당 공히 당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가족 채용 논란 등 도덕성 문제로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는 와중이다. 사진은 심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기득권의 부당한 특권과 반칙으로 인한 공동체 파괴와 다수 시민의 고통을 막아달라는 것이 지난 총선의 민심이었고, 이를 가장 무겁게 받아 안아야 할 야당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매우 유감스럽다.”

언뜻 보면 새누리당 대변인 논평을 연상케 하는 야당 성토 발언이지만, 이 날 선 비판의 주인공은 심상정 정의당 상임 대표입니다. 심 대표는 27일 상무위원회의에서 선거 비리와 국회의원 특권 등 도덕성 논란에 휘청대고 있는 두 야당을 향해서 작심하고 쓴 소리를 날렸습니다.

심 대표의 야당 비판은 ‘투 트랙’으로 이어졌습니다. 먼저 개인에 대한 비판입니다. 국민의당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직원 가족 채용’은 국회의원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명백한 일탈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다음은 이 사태를 다루는 두 야당지도부의 안이한 태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심 대표는 “관행을 들먹이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급급했고,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며 시간만 끌고 있다”며 “두 야당이 그렇게 떠들던 혁신과 새정치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16년 만에 조성된 여소야대 정국인 만큼, 대여공세로 똘똘 뭉치기 바쁜 야권 내부에서 상대방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은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정의당 내부에서도 고민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 내부에선 “꾹 참았다가 터진 것이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정의당은 그간 이 문제와 관련해 두 당이 내부적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보고, 특별히 언급하지 않은 채 일종의 ‘거리두기’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두 당 공히 여론의 공분이 커지는 것을 외면한 채 “검찰 수사가 아직 안 끝났다”고 수수방관하거나, 마지못해 뒤늦게 나마 형식적 사과를 내놓는 모습에서 이웃집 집안 문제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정의당 관계자는 “야권이 싸잡아 도덕성 문제로 홍역을 치르며 대여공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우리라도 나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심 대표 역시 이번 사태를 야권의 도덕성 논란으로 끝낼 게 아니라, 국회의원 특권 근절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 동안 각 당이 반복적으로 제기해 놓고 지키지 않은 약속들이 많다. 최소한 이렇게 양치기 소년이 된 개혁 방안에 대해서 만큼이라도 이제 국회가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이 그렇습니다. 구체적으로 세비 삭감 및 겸직 금지, 불체포 특권 제한 등을 근절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공동 결의와 법 개정 등을 제안했습니다.

정의당이 야권 내부의 군기반장을 자처하게 된 배경에는, 3당 공조체제를 띄어놓고선 말로만 적극적이고 행동은 굼뜬 나머지 두 야당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 활동기한을 연장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추진키로 하는 등 3당 공조 체제를 가동키로 했지만, 아직까지는 선언적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정의당이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6월 내 ‘원 포인트 국회’ 개최를 촉구했지만, 나머지 두 야당은 미적대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정의당 관계자는 “두 야당 모두 당 내홍에 발목이 잡혀, 민생은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다”며 “앞으로도 야권의 한 축으로, 야권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더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고 했습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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