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 랭킹 607위 빌리 헐리 3세(34ㆍ미국)가 ‘103전 104기’를 이뤄냈다.
헐리 3세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 블루코스(파71·7,56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퀴큰 론스 내셔널(총상금 69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의 성적을 낸 헐리 3세는 투어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124만2,000달러(약 14억5,000만원)다.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2004년에 졸업한 헐리 3세는 2009년까지 해군 장교로 복무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1년 PGA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 입문해 2012년부터 PGA 투어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한 헐리 3세는 그동안 PGA 투어 103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으나 이날 104번째 대회에서 한을 풀었다. 공교롭게도 미국 해군사관학교는 이번 대회 개최 장소와 멀지 않은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 있다.
헐리 3세의 PGA 투어 종전 최고 기록은 2012년 7월 AT&T 내셔널과 2014년 7월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공동 4위였다. 그는 특히 지난해 8월 경찰 출신인 아버지가 총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으나 이날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15, 16번 홀 연속 버디가 우승에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15번 홀(파4)에서 헐리 3세는 두 번째 샷으로도 공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하는 위기였으나 그린 밖 약 35야드 지점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버디로 연결되는 행운이 따랐다. 이 버디로 2위권과 격차를 3타 차로 벌린 헐리 3세는 16번 홀(파5)에서도 약 8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53세 베테랑 비제이 싱(피지)이 14언더파 270타로 준우승했다. 역시 47세의 노장 어니 엘스(남아공)도 12언더파 272타를 쳐 단독 5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재미동포 존 허가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9위, 마이클 김은 3언더파 281타로 공동 29위를 기록했다. 안병훈(25ㆍCJ그룹)은 1언더파 283타를 쳐 리키 파울러(미국) 등과 함께 공동 44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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