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구성 실패로 6개월 만에 다시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중도우파 집권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정치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인 26일 총선에서 반 유럽연합(EU) 정당으로 분류되는 포데모스는 직전 총선과 같은 3당을 고수했다.
스페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집권 중도 우파 국민당(PP)은 하원 전체 350석 중 137석을 얻어 1당을 차지했다. 중도 좌파 사회노동당(POSE)은 85석, 좌파연합(IU)과 급진 좌파 정당 포데모스가 연합한 우니도스 포데모스는 71석을 차지했다. 친EU 신생정당인 시우다다노스는 32석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총선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처음 치뤄진 유럽연합 회원국 선거로, 긴축재정 반대 등 반 EU 정서가 강한 포데모스의 선전 여부가 주목 받았다. 우니도스 포데모스는 선거 전 출구조사에서 약 90석으로 사회당을 제치고 제2당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개표 결과 지난 선거보다 2석 늘어난 데 그쳐 브렉시트 여파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당은 6개월 전 총선보다 14석을 불리면서 가장 선전했다. 국민당을 이끄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대행은 이번 선거를 “경제적 안정과 우니도스 포데모스가 가져오는 불안정 사이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 결과로 어떤 정당도 단독 정부 구성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스페인은 또다시 연정 구성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12월 총선 이후 4개월이 넘는 연정 구성 협상 끝에 결렬을 선언하고 재총선을 결정했다.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대행은 알레르트 리베라 시우다다노스 대표와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정당의 연합에도 과반 의석에는 7석이 부족하다.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당수는 라호이 총리 대행의 축출을 위해 사회당과 연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포데모스가 스페인 동북부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 독립에 찬성하고 있어 이에 반대하는 다른 정당과의 연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우다다노스는 국민당이든 사회당이든 어느 정당과도 연합할 수 있지만 포데모스와는 절대 연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보 및 정치 위험 컨설팅 그룹 테네오의 안토니오 바로수는 “재총선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돼 정부가 신속하게 구성될 수 있기를 희망했지만, 그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연정 구성 협상이 매우 힘겨울 것으로 내다봤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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