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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끊은 검사, 무슨 일이…

입력
2016.06.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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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검사 폭언 힘들어 했다”

부친 탄원서에 조사 착수

대검찰청은 지난달 서울 목동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 김모(33) 검사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김 검사의 아버지가 최근 대검과 청와대에 아들의 죽음과 관련해 당시 형사2부장이던 김모(48) 서울고검 검사를 철저하게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탄원서에는 “과다한 업무량과 지속적인 업무 처리의 압력은 모든 검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아들은 부장검사의 반복되는 일상적인 폭언과 비상식적인 인격모독적 발언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검사는 숨진 다음날인 5월 20일 사법연수원 후배들과 2건의 약속을 앞두고 있었다. 후배와 나눈 카카오톡에는 “니캉내캉 부산 가서 변호사 사무실 하자”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숨진 당일 밤 11시 30분에 친구와 마지막으로 주고 받은 카카오톡에는 “난 아직 사무실이다. 힘들어 죽겠다”는 문자를 남겼다고 한다. 김 검사의 지인들은 “다음날 약속을 취소하지도 않았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검사의 어머니(57)는 “우리 아들은 희생됐지만 제2의 희생자는 안 나와야 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원했다. 그는 “아들이 힘들어한 지 오래됐다”며 “워낙 밝은 성격이라 힘든 내색도 않고 부모 걱정 안 시키는 아들인데 너무 힘들어하기에 지난 설에 일부러 부산 고향집에 내려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생일에 남편과 함께 올라가서 식사라도 챙겨주려고 했는데 식사 시간에도 잠시 나오기 어렵다고 해서 못 갔다. 그 때 올라갔어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임관 당시 국가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부모에게도 효를 다하겠다고 선서한 아들이다. 국가가 죽인 것이다”고 탄식했다. 탄원서가 접수되고 며칠 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보내온 편지에는 큼직한 글씨로 훌륭한 검사를 잃어서 너무 안타깝다는 내용의 의례적인 말만 적혀있었다고도 했다.

대검 관계자는 “2주 전쯤 탄원서가 접수돼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부장검사는 “주말에 불러서 일을 시킨 적이 없고, 술자리에도 부른 적이 없다. 김 검사가 자발적으로 한 것이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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