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 독일마을.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독일마을은 남해군 상동면 물건리 해안 언덕에 있다. 빨간 지붕을 인 그림 같은 집들이 쪽빛 바다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왜 독일마을일까. 1950~60년대 한국은 가난했다. 좀 더 잘 살아보자고 외화벌이에 나섰다. 독일로 광부와 간호사들을 파견했다. 노동력을 수출한 셈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은 '라인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놀라운 경제 성장이 한창이었던 터라 노동력이 부족했다. 독일인들이 힘들어서 회피하는 일을 한국 광부와 간호사 등이 맡았다. 이들이 이역만리에서 벌어온 돈이 오늘날 '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경제 발전의 종자돈이 됐다.
시간이 흘러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이들의 수고를 기리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남해군과 정부가 나서 현재의 위치에 마을을 조성했다. 건축재료와 양식도 독일의 양식을 따랐다. 독일마을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고 붉은 지붕과 하얀 외벽으로 지어진 집들이 예쁘다고 입소문 타며 알음알음 찾는 이들이 많아지더니 이제는 남해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독일마을에는 40여채의 집들이 들어서 있다. 이들을 좇아 독일식 주택과 정원을 둘러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약 30여 집은 펜션으로 운영 중이라 하룻밤 묵으며 이국적 분위기 만끽할 수 있다. 마을에는 또 광산유물, 의료기구, 생활유품 등 독일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들의 일상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파독전시관도 있다. 가을에는 독일의 유명한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테마로 한 축제도 열린다.
마을 아래는 물건방조어부림이 울창한 바다가 펼쳐진다. 방조어부림은 태풍 등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해안가 숲이다. 이곳에는 팽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후박나무 등 수령 300여년의 오래된 나무들이 2km 가까이 늘어서 빼곡한 숲을 이룬다. 해안을 지나는 물미해안도로는 경치가 빼어나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물건마을과 미조를 잇는 도로인데 해안을 달리며 작고 예쁜 마을들을 관통한다.
남해로 여름 휴가 떠날 계획이라면 독일마을에 들려 한국 근현대사의 애틋한 사연을 곱씹어 보고 이국적 풍경을 감상하며 멋진 해안도로를 달려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관광 100선'으로 선정한 국내 대표 관광지를 <한국스포츠경제>가 찾아갑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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