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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發 분양시장 과열… 정부 눈초리에 ‘숨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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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發 분양시장 과열… 정부 눈초리에 ‘숨 죽이기’

입력
2016.06.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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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3단지 고분양가 논란에

“3.3㎡당 5000만원 아래로” 의결

정부, 집단대출 억제 카드도 만지작

전문가 “일시적 단속 역부족” 지적

23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루체하임' 모델하우스 입구에 '떳따방(이동식 중개업소)'의 영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23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루체하임' 모델하우스 입구에 '떳따방(이동식 중개업소)'의 영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루체하임’ 견본주택. 강남구에선 상대적으로 비인기지역이었던 일원동에 들어서는데도 분양가가 3.3㎡당 평균 3,730만원에 달하는 고분양가였던 데다 청약 1순위에서 4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해 화제가 된 단지다. 이날은 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분양 계약 절차가 진행 중이었지만 오가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견본주택 주변 30여개 공인중개업소가 모두 문을 닫았다. 인근 상인은 “중개업소 전체가 문을 닫은 지 거의 일주일이 됐다”고 했다. 오픈 때부터 분양권 불법거래를 부추기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즐비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정부가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서울 강남 부동산 시장에 칼을 빼 들면서 시장이 납작 엎드렸다. 강남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치솟고 불법 분양권 거래가 급증하자 21일부터 이상 과열 지역에 집중 단속에 들어간 데 이어 하반기에는 집단대출을 억제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서울 개포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감시망이 좁혀 들어오자 일단 수면 아래로 몸을 감춘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대응은 여론에 떠밀린 성격이 짙다. 저금리에 갈 곳 잃은 돈들이 일제히 강남 재건축과 신규 분양권 시장에 몰리려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는 데도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실제 최근 과열 경고음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 3구의 올해 평균 분양가는 3.3㎡당 3,916만원(22일 현재). 3년 전인 2013년 분양가(1,876만원)보다 2배 이상 폭등했다. 강남 개포 재건축 단지 매매호가는 “자고 나면 1,000만원씩 뛴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거침없이 치솟으며 연초보다 1억원 이상 뛰었고,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는 자정 무렵 청약 당첨자가 발표되자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는 야(夜)시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급기야 따가운 과열 눈총을 피해 조합원들이 자진해서 분양가를 소폭 낮추기로 하는 일도 발생했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3단지 ‘디 에이치 아너스힐’ 재건축 조합은 지난 24일 대의원 총회를 열고 일반분양분 최고가를 3.3㎡ 당 최고 5,000만원을 넘기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조합은 당초 테라스가 딸린 전용면적 130㎡의 경우 분양가를 27억4,800만원, 3.3㎡당 5,166만여원에 책정했다. 시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초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가 기록했던 일반 아파트 최고 분양가 기록(3.3㎡ 4,290만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시적 단속 만으로는 과열을 잡기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보다는 신규 분양 단지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와 금액을 제한하는 등의 집단대출 규제의 실행 여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단대출 규제가 이뤄진다면 자연스레 투기 세력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고,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일시적인 정부 단속 만으로는 과열을 잡기는 역부족일 수 있는 만큼 후속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 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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