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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성은정 준우승 '뼈아픈 18번홀 트리플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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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성은정 준우승 '뼈아픈 18번홀 트리플보기'

입력
2016.06.2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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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은정/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여고생 신분의 아마추어 골퍼 성은정(17ㆍ금호중앙여고)의 '장타쇼'에 프로골퍼들이 진땀을 뺐다.

성은정은 26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 골프장(파72ㆍ6,52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ㆍ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오지현(20ㆍKB금융그룹), 최은우(21ㆍ볼빅)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에서 오지현에게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지만, 성은정은 준우승을 거두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성은정은 이날 17번홀(파4)까지만 해도 우승이 유력했다. 성은정은 17번홀까지 경쟁자들에 3타 앞선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대회 72번째 홀인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뼈아픈 실수를 저지르며 상대 선수들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18번홀에서 성은정의 티샷은 왼쪽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날아갔다. 1벌타 후 다시 친 티샷도 러프 지역으로 향했다. 성은정의 네 번째 샷 역시 우측 깊은 러프에 빠졌다. 성은정이 친 다섯 번째 샷은 불과 10m 밖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성은정은 여섯 번째 샷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렸다. 트리플보기를 범한 성은정은 심적으로 무너지며 연장에서도 주저앉았다. 성은정은 2012년 김효주(롯데마트 여자오픈) 이후 4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자가 될 뻔 했지만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경기가 끝나자 성은정은 결국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성은정은 박성현(23ㆍ넵스)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차세대 장타여왕'이다. 그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무려 250m에 달한다. 175㎝의 큰 키에 스윙의 궤도나 스피드도 남다르다. 성은정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는 시속 16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은정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인 지난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배 여자아마골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연소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일찍이 '될 성 부른 떡잎'이었던 셈이다. 기대주로 거듭난 성은정은 내년 10월 이후 프로 입문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연장전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성은정, 최은우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오지현은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신체 리듬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치려 했는데 그게 잘 됐다"며 자신이 사전에 약속한 '기타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오지현은 "오랜만에 아끼는 동생 (성)은정이와 쳐서 심적으로 많이 부담이 됐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자신감 있게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즌 5승에 도전했던 박성현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김지현(25ㆍ롯데)과 함께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 장하나(24ㆍBC카드)는 최종합계 2오버파 290타 공동 50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아일랜드 골프장에는 1만6,000여명의 갤러리가 몰렸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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