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은 26일 “국회가 개헌을 논의하면서 민생을 챙기는 데에는 하등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개헌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아니라, 민생을 챙기면서도 개헌을 추진할 수 있다는 ‘멀티트랙론’을 제시한 것이다.
정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개헌은 여러 현안 중 하나로, 이를 최고의 우선순위로 놓고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며 “20대 국회가 우선 감당해야 할 일은 역시 민생이고, 동시에 다른 일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나 정치권이 개헌 논의를 할 때 다른 해야 할 일을 못한다면 이는 너무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입법 부진에 대해 국회선진화 탓만 해선 안 된다”면서 “상임위의 입법을 독려하면서 실적을 공개하는 등 성과 관리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상임위의 진도가 너무 떨어지면 이유가 뭔지 살펴보고, 언론에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대 국회의 3당 체제에 대해선 “양당제일 때는 한 쪽이 반대하면 무조건 협상이 깨졌지만, 지금은 둘만 짝을 지어도 뜻을 관철할 수 있다”며 “오히려 의회주의가 더 잘 발휘될 여건이 갖춰졌다”고 긍정 평가했다.
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관련해선 “부정ㆍ비리에 연루된 사람을 국회가 보호하는 일이 없도록 불체포특권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면책특권에 대해선 “권력으로부터 부당하게 피해 보는 것을 구제하고 양심에 따라 얘기할 수 있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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