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25~26일 첫 연차총회를 열어 4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차기 개최지로 한국을 선정했다. AIIB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연차총회에는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 등 중국 고위급 경제관료들이 대거 참석했고, 우리나라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57개 회원국 대표가 한 데 모였다. 장 부총리는 축사에서 “윈윈(win-win)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이를 현실화 할 수 있다”며 AIIB 출범에 의미를 부여했다.
AIIB는 이번 연차총회에서 회원국 전체는 물론 양자ㆍ다자기구 및 정책기관 간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방글라데시 전력시설 확장 사업, 파키스탄 고속도로 건설 사업 등에 총 5억900만달러를 대출하는 4건의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와 함께 내년도 연차총회를 제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브렉시트와 관련, “국제 금융시장이 급격히 반응했고 세계 경제가 높은 불확실성과 불안에 직면해 있다”면서 “AIIB에게는 협력을 통해 도전에 대응하고 공동번영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는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우리 은행 내에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제굴기’를 상징하는 AIIB는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권 개발도상국들의 인프라 투자 지원을 위한 국제금융기구 건설을 제안한 데 따라 설립됐다. 올해 1월부터 운영에 들어갔으며 수권자본금은 1,000억달러(약 118조원)다.
창설 당시 미국의 직간접적인 반대에도 한국과 영국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을 포함해 57개국이 동참하면서 ‘차이나 파워’를 실감케 했다. 또 현재 24개국이 추가로 가입을 신청한 상태여서 가입국 수에서 미국ㆍ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ㆍ67개국)을 조만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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