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스티요. /사진=한화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한화는 지난 24일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1)를 방출했다.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로저스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수술을 받는가'라고 묻는 팬에게 '그렇다.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로저스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던 한화는 발표를 미루고 있었지만 선수 본인이 직접 외부에 밝히면서 결정을 곧바로 내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한화는 큰 돈을 허무하게 날렸다. 지난 시즌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찍었던 로저스와 올해 재계약을 위해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190만달러(약 22억2,800만원)에 계약했지만 부진이 아닌 부상으로 팀을 떠나게 된 만큼 모든 연봉을 보전해줘야만 한다.
로저스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5월8일 뒤늦게 1군에 복귀해 6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그리고 다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한화는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최대한 빨리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잔혹사에 시달리고 있던 중 한줄기 희망이 솟았다. 알렉스 마에스트리(31)의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파비오 카스티요(27)가 25일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대전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4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틀어 막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시속 159㎞, 직구 평균 시속은 154.9㎞에 달하는 강속구에 롯데 타자들은 꼼짝 못했다. 약점으로 꼽혔던 제구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7이닝 동안 3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어이없게 빗나가는 공은 드물었다.
한화로서는 비교적 저렴한 금액 25만달러(약 2억9,300만원)를 주고 데려온 것을 비춰볼 때 '당첨 복권'을 긁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 역시 "카스티요가 잘 던졌다"며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카스티요는 데뷔전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투구를 자신했다. 첫 경기였던 만큼 국내 공인구가 손에 익지 않았기 때문에 적응만 되면 직구 속도를 101마일(약 163㎞)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약속했다. 또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에서 체인지업, 커브의 비중도 늘려 투구 래퍼토리를 다양하게 가져갈 생각이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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