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내 입국 불투명… 경유지 ‘아부다비’ 피의자 입국 꺼려

원양어선인 광현803호(138톤) 선상살인 사건의 베트남인 피의자 국내 압송이 지연돼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항공기 경유지에서 ‘자국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피의자들의 입국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외교부를 통해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와 입국을 논의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알려진 국내 입국경로는 세이셸군도 국제공항~아부다비~인천공항이다.
해경은 우리 시각으로 26일 오후 7시 30분 세이셸군도를 떠나 아부다비를 경유해 오는 27일 오후 12시쯤 인천공항에 입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부다비에서 베트남인 피의자 AㆍB(32)씨의 입국을 꺼리면서 압송 일정이 불투명하다. 앞서 지난 24일에도 같은 이유로 입국 일정이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해경이 압송을 서두르는 이유는 현지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해경은 출국 전 검찰에서 구인영장을 발부 받았다. 국내로 데려올 수는 있지만 체포영장이 아니기 때문에 조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
해경 관계자는 “체포영장을 발부 받으면 48시간 내 판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하는데 오가는 시간적인 문제 등 현지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최대한 빨리 압송해야 정확한 사건경위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현지수사팀은 참고인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해경은 항해사 이모(50)씨와 인도네시아 선원, 나머지 베트남 선원 등을 상대로 범행상황, 목격자 진술 등을 조사 중이다. 범행에 추가 연루된 선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살해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의 시신은 빅토리아항 입항 당일 세이셸 국립병원에 안치됐다. 현재 외교부와 해경, 유가족들이 함께 운구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숨진 한국인 선원의 유가족들은 26일 논의를 마치면 귀국 항공편에 탑승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일 오전 1시 58분쯤 인도양 세이셸군도 인근해상을 지나던 광동해운 소속 광현803호에서 한국인 선원 2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현지에 수사팀을 급파, 우리 시각 22일 세이셸군도에 입국했다. 수사팀은 24일 오전 광현호가 세이셸군도 빅토리아항에 도착하자마자 배에 올라타 베트남인 피의자 2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나머지 선원들은 모두 무사한 상태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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