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여파로 롯데그룹의 굵직한 사업계획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호텔롯데도 당초 예정했던 롯데호텔서울 신관 개보수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당초 내년 2월부터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376실 규모인 롯데호텔서울 신관을 11년만에 전면 개보수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산되고 총수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이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호텔롯데 측에 따르면 신관 전면 개보 작업에 드는 비용을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확보할 방침이었으나 상장이 불발되고 검찰 수사까지 본격화하면서 개보수 일정을 무기한 연기됐다. 호텔롯데는 애초 이달 말 상장을 통해 4조~5조원대의 자금을 확보해 시설 개보수와 해외 인수ㆍ합병(M&A)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총수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롯데호텔서울 신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개보수 공사가 이뤄진 본관과 달리 지난 2006년 937억원을 들여 대규모 개보수 공사를 진행한 이래 10년 넘게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올림픽에 맞춰 1988년 개장한 롯데호텔서울 신관은 1979년 오픈한 본관보다는 새 건물이지만 완공한 지 30년 가까이 된 시설인 데다 마지막으로 개보수를 한 것도 10년 전이어서 개보수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사태'가 터진 뒤 호텔롯데가 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 면세점 인수를 포기하고 롯데케미칼은 인수의향서까지 제출했던 미국 석유화학회사 액시올 인수를 철회하는 등 사업 차질이 잇따르고 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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