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채권형 펀드 강세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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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의 변동성 심화로 올해 상반기 내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이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지면서 채권값이 고공행진을 한 덕에 채권형 펀드는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으로 하반기에도 주식형 펀드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추가 하락시 오히려 주식형 펀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0.71%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K200인덱스펀드가 2.49%의 수익률로 성적이 양호했다. 배당주식펀드도 0.20%의 수익을 올렸으나 일반주식펀드는 -2.02%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중·소형주가 약진하면서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중소형주식펀드는 올해 상반기에는 3.73%의 평가손실을 기록해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 주식형 펀드도 평균 -7.35%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작년 상반기에 선전한 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이 -15.16%로 가장 저조했다. 일본펀드(-14.58%)와 중국펀드(-13.07%)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해외 헬스케어펀드도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주 부진으로 평가손실을 냈다.
반면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 덕분에 유일하게 금(金)이나 러시아ㆍ브라질 펀드만 올 상반기에 월등한 성과를 거뒀다. 금을 비롯한 기초소재 펀드는 연초 이후 34.8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자재와 관련이 있는 브라질펀드(26.56%), 러시아펀드(17.87%), 남미신흥국펀드(16.11%)도 높은 성과를 냈다.
또 올해 상반기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국내외 채권형 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 초저금리 기조로 국내와 해외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각각 1.54%, 4.44%의 수익률을 올려 주식형 펀드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중에선 중기채권 펀드가 2.53%의 수익률로 성적이 가장 양호했다. 해외채권형 펀드에서는 남미신흥국채권(13.25%)의 선전이 돋보였다.
이처럼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투자자금의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에 순유입된 투자자금은 3조1,225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4,533억원이 이탈한 것과 대조적이다.
해외 채권형 펀드로도 1,634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중국펀드의 인기로 1,565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펀드별로 상반기 자금유입 상위 10개 펀드 모두 채권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24일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주식형 펀드의 부진과 채권형 펀드의 선전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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