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시작해 국내 대표적인 다원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한 ‘페스티벌 봄’이 운영과 재정 실패를 이유로 이사회 전원이 사퇴하는 파행을 맞았다. 페스티벌 봄 이사회(심재찬 손진책 서현석 윤정섭 김성희 이근수 전용성)는 24일 ‘페스티벌 봄 실패와 이사회 탈퇴 선언’을 통해 “이승효 예술감독 하에서 운영된 페스티벌 봄은 지속적인 재정적, 운영적 실패에 봉착하였다”며 “3월 22일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전원이 이사회로부터 탈퇴하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탈퇴 후 석달 만에 이를 일반에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페스티벌 봄에 의한 2차적인 피해를 막는 것이 이사회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책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사회가 지적한 문제는 ▦이승효 감독의 불투명한 재정관리와 독단적 운영 ▦재정 파행으로 인한 세금 미납, 예술가 및 스태프 정산 미결 ▦모든 공공지원금 지원 기회 박탈 ▦이에 따른 협력 기관에 대한 신뢰도 추락 등이다.
전 이사회는 선언문에서 “이승효 감독은 본인의 임기 3년 동안 투명하지 않은 재정 운영을 해왔다. 이사진은 그에게 주어졌던 예산과 그가 구현한 페스티벌의 규모를 고려할 때 그가 2015년 7월 19일 이사회에 통보한 적자와 부채의 규모는 도저히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액수라고 판단하였고, 이에 따라 이 적자와 부채에 대한 정확한 액수가 명시된 자료를 요구하였다. 이승효 감독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승효 감독에게 2016년에는 감사와 이사회를 다시 요청했지만, 이승효 감독은 이 역시 거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정 파행으로 인해 협력 기관들과 지원 기관 및 참여 예술가에 대해 다각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페스티벌 운영의 토대가 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등의 공공지원을 포기/실패함에 따라 향후 지원금 신청 기회 및 수령 자격을 상실했다. 국내외 작가의 공연료와 스태프의 인건비 지급 과정이 원활하지 못하여 국제적인 논란으로 이어진 바 있다. 이미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단체의 초청을 번복함에 따라 독일문화원과 같은 협력 기관과의 오랜 신뢰 관계를 파기하였다”고 덧붙였다.
2007년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페스티벌 봄은 제1대 김성희 예술감독에 이어 2013년 공학도 출신의 공연기획자 이승효씨가 제2대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이 감독은 취임 첫 해인 2014년 한국 일본 3개 도시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으나 올해는 ‘6개월에 걸친 느린 호흡’이란 명목으로 상반기 단 2개의 프로그램과 학술대회만을 발표, 통상 10여 개 행사에 이르던 페스티벌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등 파행을 거듭해왔다. 선언문 발표 후 이승효 감독은 연락두절 상태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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