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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금리인상 물건너 가나… “되레 인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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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금리인상 물건너 가나… “되레 인하 가능성”

입력
2016.06.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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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21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21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세계시장이 큰 혼란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과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EU의 결별로 인한 충격파가 회복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미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연준은 올해 경기 회복 상황을 보아가면서 금리를 인상키로 했던 계획을 내년 이후로 미룰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금리인상은 커녕 오히려 금리인하를 해야 할 정도 경기가 뒷걸음질 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영국의 브렉시트로 인해 금리 인상 등 미국의 경제회복과 이에 따른 연준의 통화긴축 등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이 EU 탈퇴를 찬성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알려진 24일 미국 주가는 폭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611.21포인트(3.39%) 폭락한 17,399.86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76.02포인트(3.60%) 내린 2,037.30, 나스닥 지수는 202.06포인트(4.12%) 폭락한4,707.98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49.33% 폭등한 25.76을 기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처럼 브렉시트로 인한 미국의 경제 쇼크가 심한 상황에서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지도 모른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24일 성명을 통해 “글로벌 자본 시장에 가해지는 압박들은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달러 유동성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미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금리인상을 당분간 유보할 계획임을 시사했었다.

시장은 오는 27~29일 포르투갈 휴양지 신트라에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하는 옐런 의장의 발언에 주목을 하고 있다. '국제 통화·금융 아키텍처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세계 중앙은행 수장들이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에 대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ECB 포럼에는 주최 측인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를 비롯해 옐런 의장,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 등이 참석한다.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옐런 의장과 드라기 총재, 카니 BOE 총재의 패널 토론이 예정돼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nk of America Merrill Lynch)의 분석가들은 “브렉시트로 인한 시장의 충격이 매우 크다. 그 충격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브렉시트 충격이 그렇지 않아도 취약했던 미국과 세계경제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브렉시트 충격으로 인해 향후 6분기 동안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 이상 뒷걸음질 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존스홉킨스대학의 존 파우스트 경제학 교수는 브렉시트의 충격은 그다지 놀라운 정도는 아니라면서 향후 미국증시의 움직임과 달러 환율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파우스트 교수는 만일 달러 가치가 계속 오른다면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강한 달러는 대내적으로는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강한 달러는 대외적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달러 채무를 지고 있는 신흥국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지난해 중국에서처럼 대규모 자본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분석가들은 은행들이 지난 2007~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서는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 충격으로 유럽증시가 두 자리 수대의 폭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공포는 늘어만 가고 있다.

FT는 미국 경제의 앞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변수가 한 가지 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월 선거에서 미국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이다. 만일 미국인들이 기득권 질서에 대한 염증과 이민자들에 대한 분노 때문에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를 선택한다면 투자자들과 기업의 불안은 더욱 가중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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