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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잡는 특급 카메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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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잡는 특급 카메오 4

입력
2016.06.2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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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배우 하정우가 오는 하반기 방송 예정인 tvN 드라마 ‘안투라지’에 카메오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과의 인연이 깊다. 서강준과는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에 조진웅과도 최근 영화 ‘아가씨’에서 호흡을 맞췄다. 2007년 MBC 드라마 ‘히트’ 출연 이후 9년 만에 드라마에서 하정우를 만나게 될 생각에 팬들의 기대와 관심도 크다.

존재감으로는 주인공을 능가하고 출연 소식만으로 대중의 눈길을 이끈다. 극에 활기를 불어넣고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예상치 못한 등장과 배역에 큰 웃음을 유발하고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두고두고 뇌리에 남는다. 그야말로 주인공 잡는 ‘카메오 전성시대’다. 대중의 눈을 사로잡은 역대급 카메오 4인을 꼽아봤다.

▦ 영화 ‘베테랑’의 마동석

영화‘베테랑’후반부 팬시점 사장으로 특별 출연한 마동석.
영화‘베테랑’후반부 팬시점 사장으로 특별 출연한 마동석.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5분도 채 되지 않은 출연 분량, 하지만 마동석을 빼고는 영화 ‘베테랑’을 말 할 수 없다. 극중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안하무인 재벌2세 조태오(유아인)의 팽팽한 대립을 깨고 등장한 그가 남긴 한 마디, “나 요 앞 아트박스 사장인데”에 관객들은 박장대소를 했다.

마동석은 험상궂은 얼굴과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와는 어울리지 않은 팬시점 사장이란 캐릭터로 예상치 못한 쾌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2010)에서 인연을 맺은 적 있는 마동석은 원래 ‘베테랑’에서 형사 배역을 맡기로 했지만 스케줄 상의 문제로 특별출연에 그쳤다.

하지만 이 영화가 관객 1,300만 명 이상을 불러들이며 한국영화 역대 3위 관객수란 엄청난 기록을 세운 데에는 ‘마블리’의 공을 빼놓을 수 없지 않을까.

▦ ‘태양의 후예’ 의 유아인

‘태양의 후예’에 자신의 본명인 ‘엄홍식’으로 깜짝 출연한 유아인.
‘태양의 후예’에 자신의 본명인 ‘엄홍식’으로 깜짝 출연한 유아인.

“죄송합니다 고객님.”

특급 카메오란 말이 절로 나온 1분이었다. 은행원 유아인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유아인은 지난 4월 방송된 KBS 월화드라마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극중 강모연(송혜교)의 대출 상담 업무를 담당한 은행원으로 깜짝 출연을 했다.

병원의 이시장에게 사표를 던진 뒤 개업을 위해 대출을 받으러 은행을 찾은 모연에게 유아인은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지난 번 대출상담 받으셨을 때 혜성병원 VIP 병동 교수셨지만 지금은 의사 면허 있는 창업 꿈나무시잖아요. 사실상 무직인거죠”라며 특유의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2대 8로 빗어 넘긴 머리에 은행원 유니폼 차림을 하고는 자신의 본명인 ‘엄홍식’이란 이름표까지 가슴에 단 모습은 폭소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대출이 왜 안 되냐는 모연을 향해 “그걸 저한테 그러시면 어떡해요. 예 다음 고객님”이라며 깐깐한 모습까지, 짧고 굵은 등장에 시청자들은 “비현실적인 외모의 은행원에 빵 터졌다”며 열광했다.

같은 소속사(UAA)인 송혜교와의 의리로 출연을 결심한 유아인의 존재감을 톡톡히 과시한 순간이었다.

▦ ‘내 딸, 금사월’의 유재석

‘내 딸 금사월’에 천재화가로 깜짝 출연했던 유재석.
‘내 딸 금사월’에 천재화가로 깜짝 출연했던 유재석.

‘유느님’은 막장 드라마도 웃게 한다?

개그맨 유재석은 지난해 11월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깜짝 출연해 천재화가와 유비서로 1인 2역을 소화해냈다. 먼저 단정한 정장 차림의 유비서로 변신, 해더 신(전인화)이 만후(손창민)에게 복수할 수 있도록 만후의 술잔에 약을 타는 장면 등을 깔끔하게 연기해냈다. 동그란 안경에 콧수염을 붙이고는 물총과 마대자루로 엉뚱한 그림을 그리는 기인 같은 천재화가는 말할 것도 없었다.

당시 MBC ‘무한도전-자선 경매소 무도 드림’에서 ‘내 딸 금사월’ 제작진은 경매가 2,000만원을 제시하며 유재석을 카메오로 초대했다. 당시 유재석은 촬영을 마친 뒤 “전인화, 손창민 등 대 선배님들 연기를 보고 다시 한 번 많이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전인화 역시 “유재석씨를 대면하는 순간 모두 폭소했다. 웃음이 멈추지 않더라”며 “촬영장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현장에선 웃기려고 하지 않고 진지하게 연기에 임해줘서 더 좋았다”며 그의 출연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 ‘또 오해영’의 연우진

‘연애 말고 결혼’에 이어 ‘또 오해영’에도 공기태 역으로 등장한 연우진
‘연애 말고 결혼’에 이어 ‘또 오해영’에도 공기태 역으로 등장한 연우진

“우리 밥 먹죠.”

지난 달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도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연우진은 ‘또 오해영’ 7회에 변호사 공기태로 특별 출연해 극중 이진상(김지석)의 사주를 받고 처음 보는 오해영(서현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능청스러운 ‘헌팅남’ 연기를 해냈다.

“저 도 안 믿어요. 믿는 거 따로 있어요”라며 뒷걸음질치는 해영에게 “저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의심 가면 변호사협회에 전화해보세요. 우리 밥 먹죠”라며 다가서는 공기태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익숙함을 느꼈을 것이다.

연우진은 2014년 방송된 tvN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에서도 까칠한 성형외과 전문의 공기태로 출연한 적 있다. 두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송현욱 PD와의 인연이 계기로 작용했다. 송 PD는 ‘또 오해영’에서 연우진이 등장할 때 ‘연애 말고 결혼’의 배경음악을 깔아 익숙함과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여기에 서현진과는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하다.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 연우진은 “두 사람과의 인연으로 나도 훌륭한 드라마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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