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의 와중에 벌어진 신동주ㆍ동빈 형제의 세 번째 경영권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이 또 승리했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 있는 롯데 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법인인 롯데홀딩스는 25일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인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는 안건 등을 부결시켰다. 이들 안건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탈환하기 위해 신동주 전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제안한 것이다.
개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가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신동빈 회장 쪽에 선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외부로 드러난 이후 열린 세 차례의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며 그룹내 지배력을 재확인했다.
이날 오전 9시 개시된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을 해임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두 형제가 나란히 참석한 가운데 표결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올해 3월 주총에서도 자신을 이사로 복귀시키는 안건과 신동빈 회장·다카유키 사장을 해임하는 건을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음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대표자의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받아놓고서 현 경영진은 지금까지 어떤 책임있는 대응도 못하고 있다”며 “많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며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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