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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생존법은 ‘닥치고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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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생존법은 ‘닥치고 독서’

입력
2016.06.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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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이세돌 9단이 활짝 웃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이세돌 9단이 활짝 웃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인공지능시대의 삶

한기호 지음

어른의 시간 발행ㆍ280쪽ㆍ1만5,000원

‘바둑만은’ 인간의 영역이라 코웃음 치다 ‘바둑마저’ 인공지능에 자리를 내어준 지난 3월. 다섯 번의 대국 중 단 한 번 승리한 이세돌은 그러나 ‘인간만이 둘 수 있는 한 수’로 인류에 격한 감동을 선사했다. 인간의 손이 뻗치는 거의 모든 영역을 기계가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그렇다면 이제 인간은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자조 섞인 외침이 유행처럼 번졌다.

출판평론가이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한기호는 한 언론사에 약 2년 반 동안 연재한 글을 엮은 책 ‘인공지능시대의 삶’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을 소개한다. 30년 넘게 출판에 몸 담은 그답게 전하는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다. ‘닥치고 독서.’

‘개천에서 난 용’이 사라진 시대. 부모의 배경, 부의 상속, 교육 시스템 등과 같은 비능력적 요인이 능력을 이기는 세상이 됐다는 것인데, 요즘 말로 하면 ‘제아무리 잘나 봤자 흙수저’ 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만난 한 사교육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단다. “지금 학교에서는 신호가 파란 불일 때 건너고 빨간 불일 때는 건너지 말라는 단순한 지식만 가르칩니다.” 저자는 “이미 부잣집 아이들은 (학교에서 벗어나)새로운 학습을 하고 있다”고,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앞서나가”는 것 같다 말하며 묻는다.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기는 확실한 방법을 아느냐’고. 짐작한대로 저자가 스스로 내린 답은 이렇다. “어려서부터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글을 써보는 것입니다.”

책에 담긴 40여 개 글의 구조는 대체로 비슷하다. 한 마디로 ‘기-승-전-독서!’ 저자는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50대 아들이 80대 어머니를 찾아와 얼마 되지도 않는 연금을 사이 좋게 나눠 쓰다 둘 다 쫄딱 망하고 만다는 내용의 ‘노후파산’ 사례를 소개한다. 무슨 잔혹 동화인가 싶지만 이미 고령인구가 3,000만 명을 돌파한 초고령 사회 옆 나라 일본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정년과 연금은 줄고 의료비와 빚만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제 인간은 120세까지 살 수 있다’는 미래학자들의 말은 공포 그 자체다. 저자는 비극적인 노후 파산에 대한 대응책으로도 ‘독서’를 제시한다. “읽고 쓰고 토론하는 일이야말로 인간이 진정한 생존법을 터득하는 길이겠지요.”

냉혹함을 넘어 무섭기까지 한 현실에 아랑곳없이 해맑기만 한 답변. 그러나 그 안에는 저자의 간절함이 녹아있다. 살아 남고자 하는 인간이 지녀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은 이제 ‘상상력’밖에 없다는 그의 외침. 인공지능이 입력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특징을 뽑아내 의미 있는 작업들을 해낸다면, 인간은 상상력에 기반한 ‘인간만이 둘 수 있는 한 수’로 인공지능이 ‘Resign’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 역량을 갖춘 사람은 미래에 어떤 세상이 오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입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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