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각 발사 위협에 배치 필요 강조
“무수단, 남측 공격용 아냐” 분석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4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화성-10)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로 요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무수단 발사 성공으로 탄도미사일 위협이 부각되면서 군 당국이 ‘사드 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드로 무수단을 요격할 수 있냐’는 질문에 “기술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대체로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사드로 무수단 요격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단거리 및 준중거리미사일인 스커드(300~700km)와 노동 미사일(1,300km)을 상층 요격하기 위해 배치 필요성이 제기되어온 사드의 요격 대상에 무수단도 포함시킨 것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사드의 요격 가능한 적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14~15 이내” 라며 “이번에 북한이 고각으로 발사한 무수단의 경우 고도 40~150km 범위(사드 요격 가능 고도)에서의 속도가 사드 요격 범위 내에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발사된 무수단이 대기권을 떠났다가 재 진입할 때 속도가 마하 15~16 가량 됐다”면서 “고도 40㎞ 상공에서는 마하 10 정도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군이 보유중인 PAC-3(패트리엇)가 마하 3.5~5로 비행하는 미사일만 요격할 수 있어, 그 이상의 속도를 지닌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선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간 북한 노동미사일의 고각 발사에 대해 패트리엇으로 방어할 수 없다는 점을 사드 배치의 핵심 근거로 삼아온 데서 무수단의 고각 발사 위협까지 추가한 셈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사드 배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무수단 미사일의 위협을 무리하게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거리가 약 3,500km인 무수단은 남측 공격용이 아니라 주일미군기지와 괌 기지 등 미군의 한반도증원전력을 타깃으로 하는 미사일로 평가된다. 북한이 무수단을 이례적으로 고각 발사한 것도 남측을 타격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 아니라,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술적인 이유로도 북한이 남측 공격용으로 무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남측을 공격하기 위해 무수단을 고각으로 쏠 경우 20여분 간 비행하는 데 밑에서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꼴”이라며 “전술적인 측면에서 그렇게 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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