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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에도 브렉시트 ‘공포’

입력
2016.06.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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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의 은골로 캉테. AP연합뉴스
레스터시티의 은골로 캉테. AP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세계 최대 축구 시장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운영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U 국가 선수들은 지금까지는 자유롭게 영국에 갈 수 있고 취업도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취업비자(워크퍼밋)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EU 국가는 한 국가처럼 인정해 별다른 비자가 필요 없다. 그러나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서로 다른 국가를 오가는 것처럼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특히 지난해 강화된 EPL의 워크퍼밋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과 최근 2년 동안 A매치 출전한 비율을 기준으로 발급된다. FIFA 랭킹이 10위권 이내 국가라면 A매치에서 30% 이상 뛰어야 워크퍼밋을 받을 수 있고, 11~20위 국가는 45% 이상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21~30위는 60%, 31~50위는 75% 이상 뛰어야 워크퍼밋이 발급된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2015~16시즌 EPL에 등록된 유럽 선수들은 총 432명에 달한다. 이들 기존 선수들은 당장 워크퍼밋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되면 현재 기준으로 100명 이상이 워크퍼밋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스트햄의 디미트리 파예. EPA연합뉴스
웨스트햄의 디미트리 파예. EPA연합뉴스

대표적으로 레스터시티를 EPL우승으로 이끈 은골로 캉테, 웨스트햄의 디미트리 파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앙토니 마르시알(이상 프랑스), 에버턴의 로멜루 루카쿠(벨기에) 등이 꼽힌다. 이들은 A매치 출전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로 워크퍼밋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선수는 EPL에서 뛸 수 없기 때문에 유럽 선수들의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EPL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 선수의 몸값 상승도 예측된다. 외국인 선수 전반에 대한 워크퍼밋 발급이 까다로워지면서 그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수들이 희소해 진다는 뜻이다.

에버턴의 로멜루 루카쿠. AP연합뉴스
에버턴의 로멜루 루카쿠. AP연합뉴스

EPL 리처드 스쿠더모어 회장도 지난 20일 BBC와 인터뷰에서 EPL 소속 20개 구단이 EU 잔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일 EPL이 반대편(EU 탈퇴) 입장에 서 있다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내에서는 외국인 선수 비중이 줄어들면서 자국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브렉시트가 EU내 국가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만큼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한국 선수들에게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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