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이름을 ‘생각의 길’이라고 정한 것에서부터 앞으로 출간할 책의 기획 방향이 오롯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길’은 책 읽는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마중물이 되는 것을 출판의 모토로 삼는다. 때때로 아주 사소한 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누군가의 옆에서 크고 작은 목소리로 내 생각을 건네어 도움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로 하여금 생각의 방향을 찾고 힘을 내게 만드는, 그런 책을 탄생시키고자 함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스스로의 생각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면서 지식을 쌓아 가고 싶은데 도무지 어디서부터 출발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문턱 낮은 교양서를 만들어 보자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집필 저자를 선정할 때에는 가능하면 국내 저자 분들을 위주로 기획을 하되, 필요하다면 외서 기획도 마다하지 않기로 하며 브랜드를 출발시켰다. 출간 초기에는 가능하면 국내 저자 분의 책들을 좀 더 많이 내자는 취지로 관련 기획을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몇 차례의 논의 끝에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을 ‘생각의길’ 첫 책으로 선정하였다.
그렇게 탄생한 첫 책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은 ‘생각의 길’이라는 브랜드의 모토에 딱 알맞은 책이었다. 주제가 인문학이지만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내용이 그리 어렵지도 않고, 적당한 난이도와 더불어 이 책을 읽은 독자가 해당 분야에서는 교양인으로서 어디서든 자신의 의견을 내놓게 만들 수 있는 효율성 높은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은 또한 출간 당시 불었던 인문학 열풍에 비해 우리 인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미흡했던 당시 상황과, 그로 인해 우리 인문학에 관해 독자들의 요구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고려하여 기획된 책이다. 그래서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간 제목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대표적 인물들 서른아홉 명의 주의와 주장 등을 철학, 문학, 역사의 분야로 나누어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썼다. 대부분의 인물이 우리가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해서 배운 사람들로, 그들의 철학과 사상 등에 저자의 관점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또한 ‘우리 인문학’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현재를 진단할 수도 있게 하고자 했다.
하지만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의 완성된 원고를 만들기까지는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우선 초반에 저자의 반대가 있었다. 저자는 평소에 청소년, 주부 등 다양한 대상을 상대로 폭넓은 인문학 교양 강의를 하고 계시던 분이었기에, 잡지에 연재한 글들을 출간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선뜻 우리의 기획에 동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차례 우리 인문학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는 점과 좋은 내용만 가려 뽑아 다시 집필해 주실 것을 설득했고, 저자는 그에 응답했다. 덕분에 2012년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생각의길 서인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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