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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러운 상대

입력
2016.06.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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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세돌 9단

흑 박영훈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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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본선 16강전과 8강전을 거쳐 마침내 마흔세 번째 명인 타이틀의 주인이 되려는 4명의 용사가 가려졌다. 이 가운데 박영훈과 박정환, 이세돌은 지난해와 같은 얼굴이고 해군 상병 홍성지가 지난해 신예 돌풍을 일으켰던 이동훈 대신 새로 4강 멤버가 됐다.

3번기로 진행되는 준결승전 A조 첫 판은 전기 우승자 박영훈과 이세돌의 대결이다. 두 선수 모두 명인전에서 세 번씩 우승을 차지한 강자지만 사실 박영훈으로서는 이세돌이 매우 껄끄러운 상대다. 일단 통산전적이 18승 29패로 뒤질 뿐 아니라 특히 명인전에서는 40기와 41기 준결승전에서 이세돌에게 내리 지는 바람에 번번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다행히 42기에서는 준결승전에서 이세돌을 피해 결승에 올랐고, 결국 결승에서 이동훈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는데 불행히도 올해 또 준결승전에서 이세돌을 만났다.

우상귀에 8부터 16까지 최근에 유행하는 정석 수순이다. 이 형태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12, 13 다음 백이 바로 <참고1도> 1, 2를 선수 교환한 후 3으로 귀를 지키는 진행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1, 2의 교환이 흑을 두텁게 만들어서 백이 불만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실전처럼 그냥 14로 둔 다음 A의 협공과 16의 지킴을 맞보기로 하는 게 거의 정석으로 굳어졌다. 한편 흑도 15로는 <참고2도> 1로 높게 두는 게 보통이지만 박영훈은 역시 소문난 실리파답게 초반부터 단단하게 낮은 자세를 취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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