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수사 마무리 단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이 24일 살균제 제조ㆍ판매에 관여한 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노병용(65) 롯데물산 사장과 홈플러스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김원회씨, 전 품질관리팀장 이모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롯데마트 살균제 제품 기획 단계에서 관여한 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한국법인 QA팀장 조모씨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으로 생산한 김모 용마산업 대표도 구속기소됐다.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씨,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2004년과 2006년에 용마산업에 제품 생산을 의뢰해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다. 검찰은 롯데마트 제품으로 41명(사망자 16명), 홈플러스 제품으로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허위ㆍ과장 광고를 한 혐의(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홈플러스 법인에게도 이 혐의를 적용했다.
최대 가해업체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측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실험 조건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옥시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한 호서대 유모(61) 교수도 구속기소됐다. 유 교수는 옥시 측에게 이렇게 조작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진술서를 작성하는 등의 대가로 4,400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와 실제 목적과 무관한 용도로 연구용역비를 받아쓴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이날 검찰의 기소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관련해 가해업체 측 책임자 대부분이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거라브 제인(47ㆍ인도) 옥시 전 대표 등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외국인 관계자 6명의 경우 영문 질의서를 보내 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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