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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인사혁신처장 “건강상 이유로 사임” 발표했지만...

입력
2016.06.2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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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관료집단과 개혁 갈등說

후임에 김동극 靑 인사비서관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이 24일 세종시 인사혁신처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박수를 받으며 청사를 떠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이 24일 세종시 인사혁신처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박수를 받으며 청사를 떠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삼성그룹의 인사 전문가 출신으로 2014년 초대 인사혁신처장에 깜짝 발탁됐던 이근면(64) 처장이 24일 갑자기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이 처장의 사임 배경을 ‘건강상 이유’라고 발표했지만, 청와대가 그의 강도 높은 조직 혁신에 대한 공직사회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남은 기간 혁신보다는 기강잡기에 비중을 뒀다는 시각도 있다.

혁신처에 따르면 이 처장은 과거 심장수술 경력 때문에 관련 약을 계속 복용해왔으며 체력적으로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써 술은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며 “지난 4월 혁신처가 서울에서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경기 분당이 자택인 이 처장의 출퇴근이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처장은 이미 2개월 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의 표명 후에는 청와대에 빠른 처리를 부탁했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처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건강상 이유뿐만 아니라 1년 7개월간 쉼 없이 진행된 ‘이근면표 혁신’에 공직사회가 피로감을 느낀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공직사회 내부적으로는 이 처장의 개혁이 보기에는 참신하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그림의 떡’이라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연가를 모아 20일 가량을 한 번에 쉴 수 있게 하거나 유연근무제를 통해 주3일 근무제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 등은 혁신처가 먼저 솔선수범했지만 타 부처들 반응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이로 인해 이 처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고 자연스레 전통 관료집단 등과 갈등을 빚은 부분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처장은 이임식에서 바둑을 비유로 들면서 “자평 해보니 ‘미생’으로 왔다가 한 집을 만들고 나머지 한 집은 ‘빅’을 만든 게 아닌가 싶다”면서 개혁을 ‘완생’ 시키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신임 인사혁신처장에 김동극(54)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을 임명했다. 김 신임 처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서라벌고등학교와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제29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30여년 공직생활 대부분을 인사 업무에 종사해온 김 신임 처장은 2014년 8월 청와대 인사수석실 신설과 함께 인사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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