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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공포로 몰아넣은 캐머런 전격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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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공포로 몰아넣은 캐머런 전격 사임

입력
2016.06.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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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4일 런던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는 10월 사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AP 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4일 런던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는 10월 사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AP 연합뉴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을 유럽연합(EU) 밖으로 끌어낸 정치인으로 역사에 기록되며 정치 생명도 사실상 끝장난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투표 결과 ‘EU 탈퇴’가 사실상 확정되며 2010년부터 6년간 영국을 이끌어온 데이비드 캐머런(50) 총리의 정치 행보도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브렉시트 투표를 강행해 영국을 분열로 내몬 데다가, EU 탈퇴 확정으로 리더십도 상실했다는 설명이다. 캐머런 총리도 투표 결과의 책임을 지고 오는 10월 전격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투표 결과에 대한 캐머런 총리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영국의 다음 세대와 전 세계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면 덜 위험한 방법을 선택했어야 한다”며 “캐머런 총리는 자신이 쳐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려 들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시사주간지 맥클린스는 캐머런 총리를 ‘브렉시트 최대의 루저(패배자)’로 표현하며 “캐머런 총리의 이기적인 정치 동기에 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 꼴”이라고 비판했다.

캐머런 총리는 앞서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별개로 총리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내 비치기도 했다. 그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EU와의) 재협상과 국민투표를 약속했고 모두 달성했다”며 “영국 국민의 지시를 이행한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남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브렉시트를 지지하던 의원 84명도 투표 직후 캐머런 총리에게 보낸 공동 서명에서 “국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캐머런 총리가 나라를 계속 이끌어야 한다”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캐머런 총리의 사임을 유력하게 점쳤다.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60여명의 보수당 의원과, 야당인 노동당이 연합하면 캐머런 총리의 신임 투표를 끌어내기에 충분한 숫자이기 때문이다. 팀 베일 퀸마리대 정치학과 교수는 “캐머런 총리는 스스로 EU잔류 진영의 선봉에 섰고 그의 캠페인은 실패했다”며 “그가 가까스로 총리직을 유지하더라도 브렉시트 진영론자들에게 퇴진할 때까지 공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표 결과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자 캐머런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당의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는 10월 전격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은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며 “내가 다음 목적지로 나라를 이끌 선장은 아닌 것 같다”고 발표했다. 캐머런 총리의 후임으로는 브렉시트 진영을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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