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광고는 트렌드다.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1일 새 스마트폰 모델을 출시한 팬택이 그 틀을 깼다. 팬택은 10년 전 노래와 모델을 기용해 과거와 똑같은 분위기를 재현했다. 과거의 힘을 빌려 인지도와 인기 회복을 노린 셈이다.
팬택이 2006년 선보인 PMP폰 광고는 당시 신인모델이던 박기웅이 클럽에서 푸시캣돌스의 '돈 차(Don't Cha)'에 맞춰 목을 돌려 일명 '맷돌춤' CF로 불렸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팬택의 광고는 당시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휴대전화의 정식 모델명은 'SKY IM-U100'이었지만 '맷돌폰'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했다. 광고 역시 그 해 온라인에서 '정보통신부문 최고의 광고'로 뽑히기도 했다. 박기웅은 '맷돌춤' 하나로 스타덤에 올라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약했다.
이 추억의 광고가 2016년 부활했다. 팬택이 새 스마트폰 'SKY IM-100'을 내놓으면서 맷돌춤 광고를 다시 선보였다. 침대에 누워 자고 있던 박기웅이 '돈 차' 멜로디가 들리자, 자신도 모르게 깨어나 맷돌춤을 춘다. 씩 미소를 짓는 박기웅에 이어 'I'm Back'(내가 돌아왔다)이라는 내레이션이 흐른다.
전략은 통했다. 30초 남짓한 티저 광고는 10년 전 흥했던 팬택의 명성과 박기웅의 스타성을 응축해 놓은 듯 했다. 올 2월 박기웅이 군 전역 후 찍은 첫 상업광고라는 점도 한몫 했다. 박기웅의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는 'SKY' '팬택 신제품' '스카이 광고모델' '맷돌춤' 등으로 도배됐다. 팬택 관계자는 "티저 광고가 대박이 났다.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쓸 예정이다"면서 "TV 극장 온라인 SNS 등 특정 타깃에 집중한 광고전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기웅은 한국스포츠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인연을 맺은 회사와 제품의 부활을 축하하고 싶다. 나에게도 참 의미 있는 광고"라며 "기분이 좋으면서도 묘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한 것처럼 예전의 향수가 밀려왔다. 광고를 보는 분들에게 그 감정이 전달됐으면 한다"고 감격해 했다.
과거의 명성에 기대어 화제성을 노리는 광고는 비단 팬택 뿐만이 아니다.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는 그리스 산토리니 마을에서 자전거를 타던 손예진의 청순한 분위기를 15여 년째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김소현이 25대 포카리걸로 활약 중이다. 류준열은 1993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한석규의 의류광고 속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보스 사이즈 나우'의 배경음악과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에 들어왔다"라는 내레이션도 똑같이 등장해 반가운 향수를 느끼게 했다. 광고 관계자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고 브랜드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 방법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사진=SKY 박기웅 광고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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