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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당권 접고 대권 쪽으로

입력
2016.06.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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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최대과제는 정권교체 앞으로 앞만 보고 걷겠다”

안희정ㆍ손학규 등도 꿈틀… 야 대권시계 점차 속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참석해 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참석해 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돼 온 김부겸 의원이 23일 “정권교체를 위해 뛰겠다”면서 8월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당선된 김 의원이 그간 당권이냐 대권이냐를 두고 저울질했던 점을 감안할 때, 대권 도전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 우리 더민주의 절체절명의 과제는 정권교체”라면서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가 나오면서 여러 선후배 의원들이 출마를 권했고, 저 스스로 고민도 했다. 당을 수권정당으로 일신하는 것이 급선무 아닌가 하는 고민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 당은 꼭 제가 아니라도 수권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다. 지금부터 그 역할을 진지하게 숙고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농부는 쟁기로 밭을 갈 때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한다. 앞으로는 앞만 보고 걸어가겠다. 그 앞에 있는 정치적 진로는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이 대권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강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제가 그리는 정확한 ‘그림’이 나와야 소위 비전이라는 것을 제시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대권 가능성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그러나 김 의원 주변에선 “8ㆍ27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잡는다고 해도 본인 정치를 하기 보다는 차기 대권을 관리하는 심판에 불과하다”며 “김 의원이 대선이란 큰 판에 뛰어 들어 스스로 체급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김 의원뿐 아니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 의사를 시사한 데 이어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이르면 8월 ‘대한민국 대개조’에 대한 구상을 담은 책을 출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의 대권시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구의역 지하철 사고’로 주춤하고 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도 꾸준히 여의도 정치권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의 대선주자군(群)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간 양자구도에서 5자구도로 한층 복잡해진 모양새다. 여기에 히말라야 트래킹 중인 문 전 대표가 귀국하면 대권경쟁이 본격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는 지난달 지지자들과의 산행에서 “전당대회까지는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정중동(靜中動) 식으로 시민을 만날 생각”이라며 “그 시기가 지나면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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