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무수단과 화성-10

입력
2016.06.23 20:00
0 0

함경북도 동해안에 있는 칠보산은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구월산 등과 함께 북한이 꼽는 5대 명산이다. 금강산에 해금강이 있듯 해칠보도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긴 해안단애인 무수단은 해칠보 으뜸의 경관을 자랑한다. 이곳 해안절벽에 동해의 거친 파도가 끊임 없이 밀려와 부서지는 게 특히 장관이다. 바닷물이 춤춘다는 뜻의 무수단(舞水端)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장차 통일이 되거나 남북왕래가 자유로워지면 최고의 관광명소가 될 이곳 지명이 요즘 달갑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 미국 군사정보당국에 의해‘무수단’이라고 명명된 북의 중거리탄도미사일 개발이 6차례 시험 끝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면서다. 미국은 북한의 새로운 탄도미사일이 등장하면 존재가 처음 확인된 곳 지명을 붙여 명명한다. 노동1호는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노동(蘆洞ㆍ갈골)에서, 대포동1호는 무수단리 대포동(大浦洞ㆍ큰개치)에서 처음 존재가 확인됐다. 이번에 성공했다는 무수단은 노동2호로 불리다가 개명된 경우다. 이런 명칭과는 별도로 미국은 북한 국가코드인 ‘KN’ 넘버로 보다 체계적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분류하기도 한다.

▦ 이에 따르면 무수단은 KN-07이고,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 때 처음 등장한 대륙간탄도탄(ICBM. 미실험)은 KN-08,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KN-11이다. 하지만 북한이 부여한 명칭은 따로 있다. 대체로 탄도미사일에는‘화성’(火星)이 붙는다. 북한이 23일 발표한 대로 무수단은‘화성-10’이다. SLBM KN-11은 화성-11인데 화성-10을 축소해 잠수함 발사용으로 개발중인 것으로 보인다. ICBM이라는 KN-08은 화성-13이다. 탄도미사일이 아닌 대공 미사일에는 번개라는 이름이 붙는다.

▦ 북한은 무수단 5,6차 발사 시험 하루 만인 23일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IRBM) 화성-10의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북 주장대로라면 동북아의 군사 전략균형의 요동이 불가피하다. 워낙 허장성세와 과대포장에 이골 난 그들이라 액면대로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무수단에 소형 핵탄두가 장착되고, 대기권 재진입기술까지 결합하면 말 그대로 재앙이다. 한민족 절멸로 이어질지도 모를 끝 없는 군비경쟁의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날 길을 찾아야 한다.

이계성 논설실장 wks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