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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4,800여곳 부분 휴원…학부모는 속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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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4,800여곳 부분 휴원…학부모는 속탔다

입력
2016.06.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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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보육 항의 집단행동

전국서 10곳 중 1곳 꼴로 참여

문 닫은 곳 없어 대란 면했지만

맞벌이 가정 월차 내는 등 진땀

복지부 “휴원에 엄중 대응”재확인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원 어린이집이 정부의 맞춤형 보육 시행에 반대하며 휴원에 들어간 23일 오전 부분 휴원한 경기도 안산시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비어 있는 교실을 청소하고 있다. 안산= 연합뉴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원 어린이집이 정부의 맞춤형 보육 시행에 반대하며 휴원에 들어간 23일 오전 부분 휴원한 경기도 안산시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비어 있는 교실을 청소하고 있다. 안산= 연합뉴스

7월 시행되는 맞춤형 보육제도에 반발하는 어린이집 4,800여곳이 23일 부분 휴원에 들어갔다. 전국에 있는 어린이집 10곳 중 1곳 꼴로 휴원에 참여한 셈이다. 전면 휴원에 따른 보육대란은 없었지만 학부모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에 있는 어린이집 4만1,441곳 가운데 부분 휴원(휴원에 동의하지 않은 부모의 자녀를 돌볼 당직교사를 뺀 나머지 교사들은 휴무)을 한 곳은 11.7%에 해당하는 4,867곳으로 집계됐다. 주로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어린이집이었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1,223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871곳) 전남(628곳) 경남(617곳) 경기(498곳) 등의 순이었다. 다만 완전히 문을 닫은 어린이집은 한 곳도 없었다.

최대 어린이집 단체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와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가 빠져 참여율이 높지 않은 데다, 휴원을 한 곳도 당직교사를 남겨 우려할만한 수준의 보육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어린이집의 집단 행동에 학부모들의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갔다. 세 살 된 아들을 둔 직장인 이모(36)씨는 “남편이 월차를 썼는데 다행히 휴원이 보류됐다”며 “월차를 반려하기엔 눈치가 보여 그냥 쉬기로 했지만 정말로 휴원을 할 때 월차를 다시 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두 살 된 딸을 둔 또 다른 직장인 김모(30)씨는 “휴원을 한다고 해 아이 봐 줄 사람을 찾느라 일주일 간 진땀을 뺐다”며 “오늘 휴원은 취소됐지만 다시 휴원을 강행할까 불안하다”고 답했다.

부분 휴원을 하면서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곳이 많았고, 담임교사가 아닌 당직교사가 아이를 돌본 것도 불편을 초래했다. 23개월 된 아이를 가정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오모(30)씨는 “당직교사가 나와도 아이가 담임교사가 아니면 울고 잘 따르지 않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민간어린이집 연합회 회원들이 23일 부산역 광장에서 '맞춤형 보육제도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부산지역 민간어린이집 연합회 회원들이 23일 부산역 광장에서 '맞춤형 보육제도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한편 부분 휴원에 들어간 어린이집의 원장과 보육교사들은 거리로 나가 항의 집회를 벌였다. 부산 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부산역 광장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맞춤형 보육제도 철회를 촉구했다. 경기에서도 1,0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24일도 휴원을 예고한 상태다.

복지부는 어린이집이 집단 휴원에 나설 경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4일에도 전면 휴원하는 곳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원장 임의대로 운영을 정지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시에는 운영 정지, 시설 폐쇄 등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복지부는 그러나 맞춤형 보육제도 시행으로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어린이집의 반발도 고려 중이다. 일단 24일 마감되는 종일반, 맞춤반 편성 추이를 봐가며 기본 보육료 현행 유지 방안 등을 관련 단체와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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