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견해차 때문” 유감 표명에
권 “수용하겠다” 사무총장 사퇴
후임 총장 인선ㆍ총선 백서 발간 등
계파 갈등 재연 또다른 불씨 줄줄이

비박계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23일 자진사퇴하면서 ‘탈당파 복당 문제’로 촉발된 당 내분 사태가 일단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후임 사무총장 인선과 ‘4ㆍ13 총선 백서’ 발간에 따른 계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권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복당 결정 책임을 제게 묻는 듯한 처사로 사무총장직을 고수하겠다고 입장을 밝혀왔지만 비대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해주고 앞으로 비대위를 잘 이끌겠다고 각오를 말씀하신 만큼 위원장의 뜻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김희옥 위원장의 경질 발표 이후 ‘사퇴 불가’ 버티기에 들어간 지 나흘 만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사무총장을 교체해야겠다고 한 이유는 당무 보좌에 대한 견해차 때문”이라며 “이런 결정을 하는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갈등 봉합은 정진석 원내대표의 중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무총장은 “정 원내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했다”며 “김 위원장이 복당 결정 때문이 아니라 당무에 관한 견해차 때문에 경질하는 것이고 이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중립적 인사로 후임 사무총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로써 비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김 위원장 사퇴론도 잦아드는 형국이다.
권 사무총장의 자진 사퇴로 탈당파의 복당을 둘러싼 당내 힘겨루기는 일단락을 지었지만 언제든 계파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첫 번째 불씨는 후임 사무총장 인선이다. 사무총장이 오는 8월 9일 열리는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전국 당원협의회의 조직 정비, 당원명부 작성 등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후임 인선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하다. 현재 후임으로 비박계 홍일표 의원, 친박계 이철우, 조원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 친박계 일부가 의원총회를 열어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복당파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심상치 않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총에서 입당하시는 분들이 당의 정강정책과 어떻게 일치하고, 어떻게 다른지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중순 발간 예정인‘총선 백서’도 또 다른 뇌관이다. 총선 참패 원인 분석 과정에서 친박계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어 공개 범위를 놓고 이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우려한 듯 권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이 바뀐다고 해도 백서 발간을 중단시킬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만약 중단시키려고 한다면 우리 당의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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