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학년생에게 1년 동안 자기 인생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야심작인 오디세이학교 아이디어는 1800년대 중반 시작된 덴마크의 ‘에프테르스콜레’(자유중등학교ㆍ영어로 애프터스쿨)에서 왔다.
에프테르스콜레는 덴마크 초등교육과정인 공립기초학교(1~10학년) 8~10학년에 해당하는 14~18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1년 과정의 기숙 형태 학교다. 중등과정인 공립고교에 진학하기 전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아를 찾거나 진로를 성찰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한다. 현재 덴마크에는 약 260곳의 에프테르스콜레가 있다. 공립고교에 올라가기 전 학생 네 명 중 한 명꼴(약 3만명)로 이 학교를 거친다.
일반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공통 기본 교과뿐 아니라 학생의 관심사나 삶의 진로와 관련한 특정 분야를 심도 깊게 배울 수 있다. 외국어부터 음악ㆍ미술ㆍ체육ㆍ연극ㆍ영화ㆍ국제교류 등 학교별 중점 분야가 다르고 창의적인 교과도 많다.
한국의 오디세이학교와 다른 것은 에프테르스콜레마다 최소 25명에서 최대 500명까지 함께 생활하는 기숙학교라는 점이다. 일상을 함께하는 학생과 교사는 규율에 따라 빨래와 방 청소, 부엌 청소 등 일상의 허드렛일을 반드시 나눠서 해야 한다. 학생 개개인이 공동체 속에서 살아갈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에프테르스콜레는 ‘평민을 기르는 학교’라는 별칭도 갖게 됐다.
누구나 이런 교육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학비는 덴마크 중산층 가정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 그마저도 정부가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