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ㆍ신동빈 부자의 자금 300억대 출처ㆍ성격 추궁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23일 김현수(60)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2007~2014년 롯데쇼핑 산하 롯데백화점 재무부문장을 지낸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자금 관리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대표를 상대로 신 총괄회장 부자가 계열사들에서 매년 받아 온 300억원대 자금의 정확한 출처와 구체적인 성격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롯데쇼핑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자산 거래를 하고 해외 투자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계열사 대표로서가 아니라, 김 대표가 (신 총괄회장 등의) 자금 관리를 오래 했기 때문에 참고인으로 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87년부터 롯데백화점 경리ㆍ자금ㆍ회계 파트에서 일해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꼽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에도 그룹 컨트롤타워격인 정책본부에서 자금관리를 맡았던 채정병(66) 롯데카드 대표와 이봉철(58) 현 지원실장 등을 소환조사했다. 자금관리인들이 줄소환되는 점에 비춰 검찰이 롯데 비자금의 구체적 단서를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의 다른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새벽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조세포탈에 관여한 혐의로 전직 재무담당 이사 김모(54)씨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도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로비 의혹 등과 관련, 전날 이 회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지난해 롯데그룹 ‘형제의 난’ 과정에서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민유성(62) SDJ 코퍼레이션 고문을 이달 초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참모격인 민 고문은 작년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CCTV를 설치했다. 감금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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