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잔액 9조원 사상 최고치
전국 평균 증가율보다 4배 높아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이 9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2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4월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ㆍ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8조9,957억원으로, 9조원에 근접하면서 전달에 이어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4월 중에만 가계대출액이 2,681억원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증가했다. 전달 35.7%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전국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달(9.3%)에 비해 소폭 하락한 8.9%를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4월 중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액은 1,439억원으로, 전달 879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컸다. 5월부터 시작된 은행권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분양된 단지형 아파트의 중도금 납부에 따른 집단대출 수요와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부동산가격 상승률,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조정 등으로 투자목적의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8조1,535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6조2,096억원에 비해 31.3%(1조9,439억원) 늘었다. 불과 1년 사이에 2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예금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잔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4월말 기준 예대율도 115.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여신(대출)이 올들어 가장 많은 2,620억원이 증가한 반면 수신(예금)은 3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돼 448억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비은행금융기관도 여신(1,845억원)이 수신(1,204억원)보다 더 많이 증가하면서 예대율이 68.7%로 전달(67.8%)보다 상승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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