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는 리우 올림픽 골프 종목이 대회 개막 전부터 스타급 선수들의 잇따른 불참 선언으로 맥이 빠지고 있다.
남자골프 세계 랭킹 4위인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는 22일(한국시간) 지카바이러스 때문에 8월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적다고 하더라도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매킬로이는 현재 랭킹 4위지만 화끈한 장타와 몰아치기에 능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매킬로이가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번 대회 골프 종목에 벌써 김이 새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랭킹 1위 제이슨 데이(29ㆍ호주)도 “아직 올림픽 출전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데이는 “가족에 앞서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가족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혀 데이 역시 올림픽 불참 쪽에 기울어진 상태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리우 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힌 선수는 더스틴 존슨(32ㆍ3위ㆍ미국), 버바 왓슨(38ㆍ5위ㆍ미국), 헨릭 스텐손(40ㆍ7위ㆍ스웨덴), 저스틴 로즈(36ㆍ10위ㆍ잉글랜드)까지 네 명뿐이다.
랭킹 2위인 조던 스피스(23ㆍ미국)도 출전이 확실하지는 않다. 이미 불참을 확정한 이는 매킬로이 외에 애덤 스콧(36ㆍ8위ㆍ호주), 루이 우스트히즌(34ㆍ14위ㆍ남아공), 샬 슈워츨(32ㆍ23위ㆍ남아공) 등이 있다.
여자부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US오픈에 불참하기로 한 박인비(28ㆍKB금융그룹)는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국내 골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과 최근 부진 등이 겹치면서 랭킹도 2위에서 3위로 밀린 상태다.
지난 시즌까지 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 박인비와 함께 세계 여자 골프 ‘빅3’를 형성한 스테이시 루이스(31ㆍ10위ㆍ미국)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루이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카바이러스는 심각한 문제”라며 “현재로서는 100% 출전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는데 홍보대사와 같은 역할을 했던 미셸 위(27ㆍ미국)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한 것도 대회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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