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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둔치에 버려진 고슴도치 이야기

입력
2016.06.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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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67. 두 살 고슴도치 고도리

한강 둔치에서 발견된 고슴도치 고도리는 쳇바퀴 돌리는 게 취미다. 최민서씨 제공
한강 둔치에서 발견된 고슴도치 고도리는 쳇바퀴 돌리는 게 취미다. 최민서씨 제공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혼자 두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아서,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고슴도치나 햄스터 등 작은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분양비도 저렴하고 신경을 덜 써도 될 것 같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소동물은 기존 개나 고양이보다 습성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키우기가 더 까다롭다고 합니다. 문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키우기 어렵다고 느낀 반려인들이 소동물들을 개나 고양이보다 더 쉽게 버린다는 겁니다. 크기가 작다고 해서 생명이 덜 소중하다는 건 아니겠지요. 이번 주 ‘가족이 되어주세요’에서는 유기된 고슴도치 ‘고도리’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고슴도치 고도리(2세 추정·수컷)는 서울 한강 둔치에서 산책을 하던 사람에게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고도리는 그나마 발견되어 구조되었기 때문에 운이 좋았던 편이죠. 버려진 고슴도치들은 작은 몸집이라 눈에 띄기 힘든데요, 구조되지 못하면 야생에서 살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고슴도치는 야행성 동물입니다. 고도리도 밤에 쳇바퀴 돌리는 걸 즐긴다고 하는데요, 사료를 오도독 씹어 먹고 달리다가 잠시 쉬며 물을 마시고 또 다시 달리는 모습에 임시 보호 가족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습니다. 배변도 잘 가리고요. 이제 주인도 알아보는지 만져도 가시를 세우지 않는다는데요, 목욕을 시키려고 하면 기겁을 하고 도망간다고 하네요.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실제 고슴도치는 주인을 잘 알아보고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소동물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에코동물병원의 김미혜 원장(고슴도치 키우는 법 Q&A 기사보기)에 따르면 주인이 바뀌었을 경우에도 알아보는 데에는 15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감각을 후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후각으로 주인을 알아보고요, 주인 냄새에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고슴도치들은 다른 사람이 만지면 가시를 세우지만 주인이 만지고 쓰다듬으면 가시를 세우지 않고 얼굴을 내밀어준다고 해요. 이 모습에 주인들은 반할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고도리는 목욕을 하기 싫어하지만 주인에게는 가시를 세우지 않는다. 최민서씨 제공
고도리는 목욕을 하기 싫어하지만 주인에게는 가시를 세우지 않는다. 최민서씨 제공

고슴도치는 혼자 키우면 외롭지는 않을까요, 또 수명은 얼마나 될까요. 김 원장은 “모유수유 이후에는 공격성을 띠는 경우가 있어서 각자 따로 키워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릴 때부터 같이 키우면 잘 지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암수 한쌍을 키운다면 개체수 조절을 위해 수컷을 중성화 시킨 다음에 키우는 게 바람직 하다고 해요.

야생 고슴도치는 하루에 3㎞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동물로 10년 이상 산다고 합니다. 하지만 애완도치들의 수명은 운동량 부족,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5~7년 정도로 짧아졌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적어도 7년은 함께 산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입양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도리는 매주 토요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리는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의 입양행사에도 종종 나온다고 합니다. 이제 서서히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있는 고도리를 평생 돌봐줄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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