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고양이 대신 고슴도치, 토끼, 햄스터 등 소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몸집이 작다고 해서 키우기 쉬운 것은 전혀 아니다. 개나 고양이보다 습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키우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소동물들은 개나 고양이보다 더욱 쉽게 버려지는 게 현실이다. 소동물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서울 송파 에코동물병원의 김미혜 원장으로부터 고슴도치 키우는 법에 대해 물었다.
-고슴도치는 한 마리씩 키우는 게 좋은가.
“고슴도치는 모유수유 이후에는 각자 따로 키워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들끼리 잘 싸우고 심할 경우 귀를 물어 뜯는 등 공격성을 띄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릴 때 같이 키우면 서로 잘 지내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암컷끼리라면 더 잘 지낸다. 암수 한쌍을 키운다면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수컷을 중성화 시킨 후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
-고슴도치도 주인 알아보나.
“그렇다. 고슴도치는 후각이 아주 발달한 동물이라서 모든 감각의 70~80%를 후각에 의존한다. 때문에 시각보다는 후각으로 주인을 잘 알아본다. 특히 어릴 때부터 키운 고슴도치들은 주인 냄새에 굉장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일례로 다른 사람이 만지면 가시를 세우지만 주인이 만지고 쓰다듬으면 가시를 세우지 않고 얼굴을 내밀어준다. 이점 때문에 고슴도치 주인들이 도치에게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 다른 사람에게 중도에 분양을 받더라도 잘 키우면 보름 정도가 지나면 주인을 알아본다.”
-혼자 키우는 고슴도치도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하나.
“고슴도치도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게 좋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종양이나 자궁축농증 질환이 많기 때문에 생후 6개월 이후 중성화를 하면 생명을 연장 시킬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고슴도치 문화는 문제가 생길 때 수술을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성화 수술을 하면 전립선 비대증, 고환종양, 자궁축농증, 난소종양, 자궁내막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고슴도치 암수는 어떻게 구별하나.
“고슴도치는 암수 구별이 아주 쉬운 동물이다. 배 정중앙에 생식기가 관찰되면 수컷이다. 고슴도치 마니아 사이에서는 배꼽이나 단추라고 표현한다.”
-고슴도치 수명은.
“고슴도치가 자연에서는 10년 이상 산다고 한다. 원래 하루 이동량이 3㎞ 정도 되며 아주 빠르고 운동량도 많은 동물이다. 10년 정도 고슴도치에 대해 연구하고 치료해오면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애완도치들의 수명은 운동량부족으로 인한 비만이나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평균 5~7년 정도다.”
-배변 훈련도 가능한가.
“화장실을 따로 마련해두고 훈련시키면 된다. 고슴도치들도 깨끗한 동물이어서 한쪽에만 대소변을 보는 경우가 많다. 넓은 공간에서 키우면서 화장실을 지정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야행성이라서 밤에 엄청 시끄럽다고 하던데.
“야행성이라서 쳇바퀴를 밤에 타는 아이들이 많다. 시끄럽다고 느낄 수 있지만 거실이나 방에 방목하는 아이들은 쳇바퀴만 타지는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슴도치들이 야행성이고 낮에 잠을 많이 자기 때문에 오히려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과 잘 맞고 적합한 것 같다.”
-키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제일 중요한 것은 식욕을 잘 유지해주고, 충분한 물을 주는 것이다. 고슴도치는 육식동물이기에 2~3일만 굶어도 장기의 손상이 쉽게 온다. 때문에 항상 밥을 잘 먹는지 변을 잘 보는지 오줌은 정상적인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또 스트레스에 약한 동물이기 때문에 시끄러운 환경이나 비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은 아이들의 수명을 단축 시킬 수 있다. 환경적 요인이나 잘못된 음식급여로 인해 자해증상을 보이는 고슴도치들도 있다.”
정리=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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