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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정면돌파 나선 北, 미뤄왔던 5차 핵실험 카드 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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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정면돌파 나선 北, 미뤄왔던 5차 핵실험 카드 뺄 수도

입력
2016.06.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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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탄도미사일 전력화 가시권

압박 국면 북핵 정세에 전환점

핵 탄두 폭발 실험이 정점 될 듯

대미 협상서 지렛대 확보 전략

北 핵무장 실질적 위협 부상 불구

선핵노선 제어 수단 마땅찮아

대북봉쇄 효과에도 회의적 시각

美 차기정부서 핵협상론 나올 수도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22일 오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관련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22일 오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관련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북한이 22일 여섯 차례의 시도 끝에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을 400km 비행시키는 성과를 거두면서 북핵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와 이를 실어나르는 탄도미사일 전력화가 임박한 것으로 평가돼 북한의 핵무장 능력이 미국에게 실질적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선 냉전 이후 미 본토를 겨냥하는 새로운 핵무장 국가의 등장이란 점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이다. 당장 대북 제재와 압박은 강화하겠지만, 시일이 오래 걸리고 효과가 불분명한 제재 일변도의 대북 노선에 대한 수정과 재검토 논의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지난 4월부터 잇단 실패에 불구하고 무수단 발사에 집착해왔던 것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장 능력을 과시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무수단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등 무수단은 현 단계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북한의 대표적 전략무기”라며 “이번 발사 성공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사실상 처음 보여주는 것이어서 미국으로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을 바탕으로 5차 핵실험 등 ‘핵무력 완성’을 통해서 대북제재 국면을 정면으로 돌파할 공산도 커졌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북한이 경제 발전 정책을 추진하려고 해도 국제사회 제재 때문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제재 국면 타개를 위해 자신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핵능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었고, 무수단을 이용한 핵탄두 폭발 실험으로 그 정점을 찍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제7차 당 대회 이후 북중 관계 개선을 고려해 5차 핵실험을 유보하고 남북 대화를 제안하는 등 다소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대북제재 동참 의지를 계속 밝힘에 따라 북한으로서는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세울 필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 같은 막무가내식 선핵(先核) 노선을 제어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여 핵 포기를 이끌겠다는 게 한미의 입장이지만, 제재 효과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오랜 시일이 걸리는 제재 일변도의 대응이 북한의 핵무력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장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당장 대북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지만, 북핵 위협이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오면 마냥 시일을 끌 수 없을 것이다”며 “내년 차기 정부에선 핵 협상론이 대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핵 위협이 현실화하면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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