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을 넘어 돌풍이 됐다. 넥센 신재영(27)이 1군 데뷔 첫 해 10승을 일구며 차세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넥센은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넥센 선발 신재영은 7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0승(2패)째를 수확했다. 1군 데뷔 첫 해 선발 10승을 따낸 건 해외 복귀파를 제외하고 2006년 한화 류현진(29ㆍLA 다저스), 현대 장원삼(33ㆍ삼성) 이후 10년 만이다. 아울러 올 시즌 전체 토종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에 선착했다. 더스틴 니퍼트(35ㆍ두산)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이며 2.71까지 끌어내린 평균자책점은 굳건한 1위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69순위로 NC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한 신재영은 2013년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그 해 말에는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 지난해까지 군 복무를 했다. 1군 경험은 한 번도 없었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제구력과 슬라이더를 앞세워 염경엽(48) 넥센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어 선발 기회를 잡았다. 염 감독은 신재영의 슬라이더에 대해 “타자 앞에서 멈췄다가 꺾이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이날도 직구 49개, 슬라이더 45개, 체인지업 8개를 던지며 타자와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했다. 위기에선 더 침착했다. 신재영은 이날 3-0으로 앞선 6회 2사 2루에서 이승엽(40)과 10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다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후속 최형우(33)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넥센 타선은 상대 선발 윤성환(35)을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신재영의 승리를 지원 사격했다. 김민성(28)이 2회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고, 서건창(27)은 3회 솔로포에 이어 5회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신재영의 10승은 팀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넥센은 매년 토종 선발 고민이 반복됐던 팀이다. 넥센의 마지막 토종 선발 10승 기록은 2009년 13승을 올린 이현승(33ㆍ두산)이었다. 외국인 투수가 에이스 역할을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토종 선발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명품 중고’ 신재영이 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지켜가며 제 몫을 해내 토종 선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꼴찌 후보로까지 분류가 됐지만, 신재영이 마운드를 지키면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4연승을 올린 넥센은 36승1무30패가 됐다.
광주에서는 롯데가 올 시즌 한 팀 최다안타(26개)를 몰아쳐 KIA를 18-5로 대파했다. 롯데 선발 노경은(32)은 5이닝 4실점(3자책)으로 두산 소속이던 2014년 7월1일 광주 KIA전 승리 이후 2년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SK는 인천에서 LG를 10-2로 꺾었다.
한편 잠실(두산-kt), 창원(NC-한화)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우천 순연됐다. 때문에 400만 관중 돌파도 23일로 미뤄졌다. 이날까지 총 관중 수는 399만5,026명이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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